공정위 '화물연대' 고발 결정 못해

10일 소위원회 열고 안건 심의

[아시아경제 이은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10일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조사 방해 행위 검찰 고발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담당 부서는 검찰 고발을 주장했지만 위원들은 전원회의에 안건을 부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날 오전 10시 45분 과천심판정에서 올해 첫 소회의를 열고 화물연대 조사방해 등에 대한 안건을 심의했다. 이날 소회의에는 9명의 위원 가운데 고병희 상임위원, 김성삼 상임위원, 이정희 비상임위원 총 3명이 참여했다. 피심인측인 화물연대본부와 이봉주 화물연대본부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 카르텔총괄과는 화물연대와 이봉주 위원장에 대한 검찰고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위원들은 이날 공정위의 화물연대 현장조사 시도 과정에서 피심인측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설득 노력이 충분했는지에 대해 집중 질의를 했다. 지난해 12월 공정위는 화물연대 총파업 과정에서 소속 사업자에게 파업 동참(운송 거부)을 강요하거나, 다른 사업자의 운송을 방해했는지와 관련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세차례에 걸쳐 현장조사를 시도했다. 그러나 화물연대측이 사업자 규제인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현장조사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조사에 불응해 실패했다. 공정위의 현장조사는 행정조사이기 때문에 피조사인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일 진행된 현장조사시도 과정에서, 공정위는 오후 5시쯤 피심인측 조사 설명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카르텔총괄과는 “피심인측이 조사설명 이후 현장조사에는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고 상임위원은 “자신들을 사업자단체가 아니라고 생각해 공정위 현장조사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한 피심인측을 설득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주고 단계적으로 설득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서면조사를 생략한 채로 현장조사를 진행하려한 배경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뤄졌다. 김 위원은 “운송거부를 강요한 행위는 크게 복잡하지 않은 문제로, 문서를 통해서 우선 조사를 하려다가 신통치 않으면 현장조사를 진행하면 된다”며 “조사는 현장조사만 있는 것이 아님에도 굳이 현장에 들어가려 한 이유가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카르텔과는 “현장조사에 나가기 전 화물연대는 정부의 모든 조사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소속 사업자 명단 제출도 거부했다”며 “저희의 문서제출명령이 이행될 것이란 기대가 어려웠던 상황에서,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할 가능성을 막기 위해 신속한 현장조사가 필요했다”고 봤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을 별도 고발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충분한 ‘조사방해’ 증거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확인이 이어졌다. 이 위원은 “위원장 개인을 화물연대와 별도로 고발하려면 해당 개인이 노조 임원들과 별도로 단독적인 지시명령을 내려서 조사방해가 이뤄졌다는 점이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르텔과는 “이 위원장이 최종결정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대외적으로 표출한 발언내용 등을 봤을 때에도 위원장의 의사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탄압 중단과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기 등을 요구하며 제 시민사회종교단체 회원들이 13일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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