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동산]2년 전으로 돌아간 아파트값

서울 아파트값 '30주 연속' 하락세
경기·인천 곳곳 '오른 만큼 떨어져'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노경조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2년 전 수준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매수세 위축과 거래절벽 영향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도 9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거래량은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 경착륙 경고음이 커지자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과 대출 등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시장 정상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가격 하락세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28일 한국부동산원의 12월 3주(1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72% 하락해 2012년 5월 시세 조사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하락세는 지난 5월 말 이후 30주 연속이다.

무엇보다 올해 서울 아파트값 누적 변동률은 -6.51%로 지난해 변동률(6.55%)에 근접해 '오른 만큼 떨어졌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9.79%→-10.94%), 도봉구(6.39%→-10.72%), 성북구(5.58%→-9.31%), 강북구(3.87%→-8.74%), 서대문구(4.71%→-8.22%) 등에서 아파트값 누적 변동률이 지난해 상승분을 반납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년 전 최저가보다 싼 가격에 손바뀜한 단지들도 눈에 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1단지 전용 59.85㎡는 지난달 26일 10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연중 가장 낮은 가격이자 2020년 최저가(11억5000만원)보다 1억원이 더 떨어진 금액이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84.244㎡도 지난달 6일 13억9000만원에 거래돼 2년 전 최저가(14억9000만원)보다 1억원을 밑돌았다. 전용 59.028㎡ 역시 이달 10일 11억원에 매매돼 2020년 최저가인 12억4500만원보다 낮아졌다.

서울을 벗어날수록 지표는 더 좋지 않다. 수도권 연간 아파트값 누적 변동률은 -8.28%로, 시·군·구 기준 수원 영통(-14.21%), 광명(-13.95%), 의왕(-13.80%), 인천 연수(-13.64%), 화성(-12.43%), 양주(-12.32%), 인천서(-11.85%) 등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나타냈다. 경기와 인천은 지난해 각각 20.76%, 22.56% 급등한 바 있다.

실거래가를 2년 전과 비교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2020년 시행된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을 꼽는다. 이로 인해 전셋값이 급등하고 매매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등 시장 왜곡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정부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년 전 수준으로 되돌려놨다.

부동산 가격 하락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향배를 가르는 것은 다름 아닌 '기준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낙폭이 줄어든다고 해서 반등까지 기대하긴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매수세가 좀처럼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 내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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