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명품, 매일 바꿔 쓴다'…MZ 소비에 커지는 명품 렌털 시장

덩치 커지는 명품 렌털시장
새로운 소비 형태로 각광
'경험 중시' MZ세대가 주 고객
서비스 론칭 잇따라…기업도 관심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요즘 누가 명품을 사서 쓰나요."

직장인 조나래씨(29·가명)는 요즘 명품 대여에 푹 빠졌다. 월 8만원대의 요금을 내고 원하는 제품을 무제한으로 바꿔가며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작년까지만 해도 1년에 한 번 큰마음을 먹고 가방이나 신발 등을 구매하곤 했는데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고 나서 구매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됐다. 조씨는 "명품을 구매하면 유행이 지난 제품을 팔게 될 경우 제값도 못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렌털은 그럴 염려가 없어서 좋다"면서 "원하는 제품을 먼저 사용해볼 수 있고, 중요한 날에도 코디 걱정을 하지 않게 돼 좋다"고 말했다.

명품 렌털 시장이 새로운 명품 소비 형태로 떠오르고 있다. 보이는 것에 민감하고 경험을 중시하는 MZ(밀레니엄+Z세대)세대의 소비 특성이 명품 선호 현상과 맞물려 새롭게 주목받는 것이다.

국내 명품 시장은 점차 덩치가 커지는 중이다. 16일 시장조사 전문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14조9964억원으로 2015년 12조 2100억원 대비 22% 성장했다. 올해는 1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명품 렌털 시장의 정확한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명품 시장 확대에 따라 명품 렌털 시장과 중고 명품 시장 역시 점점 커질 전망이다.

명품 렌털은 크게 장기간 계약을 맺고 렌털 비용을 완납하면 이를 소유할 수 있는 인수형과 정기 구독 형식으로 제품을 대여할 수 있는 정기구독형, 단기렌털 등이 있다. 인수형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중고 제품이다. 명품 렌털 시장의 주요 수요층은 단연 MZ세대다. 고가의 제품을 구매 전에 미리 경험해본 뒤 구매를 결정하는 경험 위주 소비를 비롯해 소장 개념의 구매보다는 활용성에 초점을 맞춰 특별한 날에만 짧게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LF 라움워치 프리미엄 렌탈 클럽./사진=LF 제공

명품 렌털 시장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곳은 명품 전문 플랫폼 리본지의 명품 렌털 서비스 '렌트잇'이다. 렌트잇에선 가방이나 의류, 액세서리 등 명품을 일 단위나 구독 형태로 빌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렌트잇은 2016년 출시 이후 최근 3개년간 매년 2배가량 성장했고 올해 누적 매출 100억 원 돌파할 전망이다. 이 밖에도 1세대 명품 거래 플랫폼인 필웨이와 중고 명품 플랫폼 '미벤트', '마켓인유', 명품 대여 서비스 ‘시리즈 에잇’을 운영하는 바그 등 여러 업체가 속속 명품 렌털 시장에 뛰어들며 렌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패션 기업들도 렌털 시장을 주목하는 중이다. 생활문화기업 LF는 국내 최초로 명품시계 멀티편집숍 라움워치를 통해 명품 시계 구독서비스 ‘프리미엄 렌탈 클럽’을 선보였다. 고가의 시계 제품을 미리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롤렉스를 비롯해 파텍필립, 오데마피게 등 하이엔드급 시계를 비롯해 프리미엄 시계 약 1만5000개를 구비하고 있다. 최소 6개월부터 고객이 원하는 만큼 렌털 기간을 설정할 수 있으며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내고 100만원 수준에서 수천만 원의 렌털 비용을 지급하는 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유 개념이 체험과 구독으로 변화하면서 전 분야에 걸쳐 렌털 서비스가 확장되고 있고 특히 명품의 경우 성장 가능성이 더 높다"면서 "명품의 경우 사치품이란 인식이 강해 아직 렌털까지 해야 하느냐는 시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점차 일반적인 소비 형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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