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김혜원기자
[아시아경제 세종=김혜원 기자] 현재 130개인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수가 88개로 줄어든다. 정부가 공기업·준정부기관 분류 기준을 정원 300명, 수입액 200억원, 자산 30억원으로 각각 상향하면서다.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기준은 총사업비 2000억원·정부 및 공공기관 부담액 1000억원 이상으로 바뀐다.
정부는 13일 열린 제55회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8월 18일 '제10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확정한 '공공기관 관리체계 개편 방안'의 후속 조치로,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먼저 공기업·준정부기관의 분류 기준은 정원 50→300명으로, 수입액은 30억→200억원으로, 자산은 10억→3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정부가 2007년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제정 후 정원 등 분류 기준을 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공기업·준정부기관은 바뀐 기준에 따라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된다. 이를 적용하면 공기업 가운데 부산·인천·여수광양·울산항만공사 등 4곳이, 준정부기관 가운데 사학연금공단, 언론진흥재단, 콘텐츠진흥원 등 38곳이 기타공공기관이 된다. 경영 관리 주체도 기획재정부에서 주무부처로 바뀐다. 기재부 경영평가 대신 주무부처 주관의 경영(기관)평가를 받고 공운법상 임원 임명 절차도 따르지 않는다. 공공기관 예타, 출자·출연 사전협의 대상에서도 제외다. 기재부는 다만 "정원·총인건비·혁신 등의 사항은 여전히 기재부 협의가 필요하므로 기재부와 주무부처가 공동으로 관리감독을 지속하게 된다"고 전했다.
공공기관 예타 대상 기준 금액은 2016년 법제화 이후 처음으로 상향 조정됐다. 예타 대상 사업의 총사업비가 꾸준히 증가해온 현실을 반영해 사업 추진의 신속성과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공공기관 예타 사업 평균 총사업비는 2017년 6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2700억원까지 2배 이상 늘었다. 기재부는 "예타 대상 기준 금액 상향 결과 공공기관이 과도하게 많은 사업을 추진, 기관의 재무 건전성이 약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재무 성과 비중을 10점에서 20점으로 확대하는 등 경영평가 강화를 통해 건전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 운용과 임원 보수 지침을 개정한다. 직무급 도입 기관을 확대하고 도입 수준을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로서 직무급 도입 우수 기관에 총인건비 추가 지급의 근거를 마련한다. 또 공공의료기관이 감염병 등 위기·재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위기 극복 시까지 발생하는 초근·파견 수당 등은 총인건비에서 예외로 인정할 계획이다. 비상임이사의 보수 지급 방식을 이사회 활동 실적과 연계해 이사회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개정 시행령에 따라 내년 1월에 '2023년도 공공기관'을 지정한다.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