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나영기자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수억씩 되는 큰 금액을 앱으로만 신청하고 받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챗봇이랑 카톡한다고 생각하고 시작해보니 요즘 같은 때 변동금리 3.7% 대출을 받을 수 있었어요" 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에 사는 반우영씨(39)는 지난 10월 카카오뱅크에서 주택담보대출 신청을 하고 11월 30일 대출 실행을 했다. 반씨는 "포털에서 은행 주담대 금리들을 살펴본 뒤 카뱅 조건이 괜찮다고 판단했다"며 "가장 큰 장점은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고 금리가 낮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루가 다르게 이자가 오르는 시기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선 3% 금리로 주담대를 받을 수 있었다. 9일 은행연합회에 게시된 주담대 금리 구간별 취급비중(10월 신규금액, 분할상환방식)을 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3%대 대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카카오뱅크는 '3~3.5% 미만' 비중이 전체 신규대출금액의 12%를 차지했고, '3.5~4% 미만' 비중도 35.30%나 됐다. 케이뱅크 역시 각각의 구간 비중이 7.94%, 27.85%로 집계됐다. 5대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 중에 신한은행을 제외하고는 3%대 주담대는 아예 찾아볼 수 없는 것과 대조된다.
인터넷은행이 유독 이렇게 주담대 금리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카카오뱅크는 "상담부터 실행까지 비대면 프로세스를 구축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데다 모집인 수수료 비용이 없고, 중개사 제휴 수수료 비용도 없다"며 "지난 9월에도 주담대 가산금리를 최대 0.85%포인트(변동금리 상품 0.85%포인트, 혼합금리 상품 0.25%포인트 인하) 내린 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이달 8일 기준 주담대 금리는 4.31~6.09%. 10월보단 다소 올랐지만, 시중은행들보단 1%포인트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현재 비거치식을 선택한 고객들 대상으로 금리를 인하(0.3%포인트)해주며 대환대출 우대 금리도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금리가 낮다 보니 입소문을 타고 대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월 전체 주담대 신규대출 중 31%가 대환수요로, 액수만 954억원에 이른다. 한도와 금리를 조회하는 수요도 급격히 늘어나 10월 금리와 한도 조회 수는 10만6630건으로(전달 6만940건) 대비 75% 늘어났다. 카카오뱅크 지난 2월 주담대 출시 10개월 만에 지난 7일 기준 잔액 1조원 돌파했다.
케이뱅크 역시 가산금리를 낮추고, 초기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 위해 낮은 금리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