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금리 부담에 집값 20% 하락 가능성” 비관적 전망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 7%대 … 20년 만에 최고 수준
풍부한 유동성에 가파르게 오른 집값, 수요 감소에 15~20% 떨어질 가능성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미국의 집값이 최대 20%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미국의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7% 선을 넘은 데다, 금리 부담으로 주택 수요가 감소해 집값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리케 마르티네스-가르시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상승을 감안한 주택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1970년대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집값은 2022년 2분기에 10년 전인 2013년 1분기보다 94.5% 상승했다. 이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해도 60.8%에 달하는 상승률이다.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집값 상승세는 더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최근 10년간의 집값 상승분 중 약 40%가 2020년 1분기부터 2022년 2분기 기간에 올랐다.

팬데믹 기간 주택 수요 급증한 반면 공급 부족이 부족했던 것이 집값 상승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확장 재정과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소비자들의 주택 수요가 늘었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로 인건비·건설자재 가격이 올랐고 주택 공급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집값 매수 포모(FOMO, 자신만 소외되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공포)가 나타나면서 주택 가격에 거품이 붙었다.

그러나 Fed는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올해 4회 연속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모기지 금리도 지난달 20년 만에 최고 수준인 7% 선을 넘었다.

마르티네스 가르시아는 "비관적 시나리오에 따르면 현재 집값은 15~20% 후퇴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조정한 실질 소비지출은 0.5~0.7%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총지출이 줄면서 주택 수요는 더 감소하고 집값이 더 하락하는 악순환이 벌어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미 높은 금리로 가계 부담 증가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급감하고 주택 매매도 감소하고 있다. 개인 가처분소득에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지급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번 3분기 말 6%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사상 최저를 기록한 지난 2분기 기준 3.9%보다 높은 것이다.

이렇다 보니 물가 상승률은 낮추면서 경기 후퇴는 피하는 Fed의 연착륙 시나리오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마르티네스 가르시아는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선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과 심각한 집값 조정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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