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기자
앱토스 로고[이미지 출처=앱토스랩 트위터]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상장 8일 만에 시가총액 11억달러(약 1조5741억원)를 돌파한 앱토스 코인.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 집계 시가총액 순위는 48위까지 치솟았다. 앱토스가 빠르게 규모를 키울 수 있었던 요인은 확장성·속도 개선을 바탕으로 블록체인의 사용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디지털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메인넷 앱토스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앱토스 코인은 이러한 메인넷에서 지불·스테이킹(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코인을 예치해 운영, 신뢰성 검증에 참여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 수단 등으로 활용된다.
앱토스는 메타(舊 페이스북) 출신 핵심 인력이 참여해 만든 메인넷이라는 점에서 유명세를 탔다. 앞서 페이스북은 달러·유로 등 여러 안전자산과 고정돼 변동성을 줄인 스테이블코인 리브라를 포함한 리브라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은행을 거치지 않고 송금·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은 2019년 6월 발표 이후 규제 당국의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개별 법정 화폐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발행으로 변경하고 프로젝트 이름을 디엠으로 바꿨지만 이마저도 좌초됐다. 이런 상황에서 앱토스가 디엠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계승하자 큰 기대가 쏠렸다.
이처럼 앱토스는 '메타 출신'이라는 수식어로 인해 올해 하반기 코인 사장의 뜨거운 감자가 됐지만 진짜 강점은 유명세가 아니라 확장성이다. 앱토스는 스마트 컨트렉트(블록체인 이용 계약 체결)를 지원하는 이더리움 등의 기존 레이어 1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느린 속도와 높은 수수료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 앱토스는 무브(Move)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채택했다. 무브는 디엠 블록체인에 사용하기 위해 메타에서 개발한 오픈소스 언어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표현력에서 우수하고 높은 수준의 보안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무브 프로버(Move Prover)라는 검증 도구를 이용해 개발자의 의도대로 코드를 작동시킬 수 있다.
가상화폐 평가·공시 플랫폼 쟁글의 Ponyo 연구원은 "보안 관련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취약점이 적은 언어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며 "무브가 내세우고 있는 보안성과 같은 장점들은 개발자들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앱토스는 합의 알고리즘으로 AptosBFT 채택했는데 이는 네트워크 부하가 적고 합의 속도가 빠르다는 특징을 가진다. 블록체인에서 합의 알고리즘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리는 최소 시간 단위인 라운드에서 검증인은 리더와만 통신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왕복 2회로 줄어든다. 때문에 각 라운드에서 검증인이 서로 통신하는 경우보다 전송 메시지 수가 줄어 속도 개선을 가능케 한다.
BlockSTM(Block Software Transactional Memory) 기술도 속도 향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이더리움 등 기존 블록체인은 직렬 구조 엔진 사용한다. 이는 상호 연관이 없더라도 순차적으로 처리가 되기 때문에 네트워크 성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병렬 처리할 경우 상호 연관성 있는 거래내역에 대해서만 처리를 요구해 속도 상승이 가능하다. BlockSTM은 병렬 처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사용되는데 우선 검증과 합의 이후 처리하는 게 아닌 선 처리 후 검증하는 방식으로 실행된다.
앱토스 메인넷에서는 앱토스 코인을 활용한 생태계가 유지된다. 앱토스 코인은 거래 수수료, 대체불가토큰(NFT) 등 디지털 자산 지불과 스테이킹의 수단으로 활용된다. 스테이킹에 참여하면 블록체인 검증의 대가로 추가 앱토스 코인을 얻게 되며 정체성 유지, 업그레이드 진행 등을 결정할 때 투표권도 획득하게 된다.
다만 메인넷 앱토스가 모든 면에서 완전한 것은 아니다. 앱토스 코인의 생성과 할당에서 문제점이 지적됐다. 앱토스 코인 최초 발행량은 10억개이며 최대 발행량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락업(보호예수)이 부여됐음에도 최초 발행량 10억개 중 절반가량인 48.98%가 개발팀과 투자자에게 할당된 것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앱토스 최초 발행량 중 핵심 기여자와 재단, 투자자 보유 비중은 각각 19%, 16.5%, 13.48%를 차지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