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길기자
김대건 신부 조각상 설치될 예정인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 벽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1846)의 조각상이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 외부 벽감에 설치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13일 추계 정기총회 결과를 전하며 "김대건 신부님의 조각상 제작비용을 모든 (국내 천주교) 교구가 함께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교회의에 따르면 로마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은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고자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성상 봉헌 의사를 전하고 승인받아 성상 제작 준비에 들어갔다.
성 김대건 신부는 한국인 첫 가톨릭 사제다. 1845년 중국 상하이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국내로 몰래 들어와 천주교 교리와 문화를 전파했다. 그러나 백령도 인근에서 동료 선교사들의 비밀 입국 통로를 알아보다 붙잡혀 서울 새남터에서 순교했다. 1984년 방한한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세계 가톨릭 신자의 공적 경배 대상인 성인(聖人)으로 시성했다.
성 베드로 대성당은 세계 가톨릭교회의 거점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미술가인 미켈란젤로 등이 건축에 참여했다. 김대건 신부 조각상은 대성전 큐폴라(반원형 지붕)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벽감에 마련된다. 벽감은 벽 일부를 뚫어 움푹하게 만든 부분이다.
성상은 두 팔을 벌려 모든 것을 수용하는 자세로 조형된다. 제작은 이탈리아 카라라 국립미술아카데미 조소과를 졸업한 한진섭 작가가 맡는다. 김대건 신부의 깊은 신앙심과 담대함을 표현하는 동시에 한국의 전통 갓과 도포로 곡선과 볼륨을 강조할 계획이다. 주교회의 측은 "이탈리아 카라라 대리석을 사용해 3.77m 높이로 제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