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합법화 시동 건 바이든…사면·마약류 등급 재검토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이미 많은 주에서 합법화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마초(마리화나) 단순 소지에 따른 모든 연방 범죄를 사면하는 한편, 최고등급으로 설정돼있는 대마초의 현 마약류 등급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선 공약이었던 대마초 합법화에 시동을 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대마초를 단순히 소지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감옥에 보내면서 너무 많은 삶을 망쳤다"며 "(대마초 소지는) 많은 주에서 합법화돼 더 이상 금지하지 않는 행위"라고 사면 방침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1992년부터 2021년까지 유통·판매 목적 없이 단순 대마초 소지로 유죄 판결을 받은 6500명이 사면될 전망이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대마초가 현재 헤로인, LSD 등과 동일한 1급 마약(Schedule I)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에 대해 연방규제당국에 재검토를 요청했다. WP는 "마약류 등급을 재검토하면서 이미 여러 주에서 합법화된 대마초 소지가 궁극적으로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비범죄화'돼야 할지를 둘러싼 오랜 난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마초 합법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 내 37개주와 워싱턴DC는 의료목적의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했고, 19개주는 성인 레크리에이션 목적으로도 허용하고 있다. 최근 미 의회에서도 연방 차원의 합법화를 위한 법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합법화를 옹호하는 대마초법 개혁 전국조직(NORML)의 에릭 알티에리 전무는 "오늘 대통령이 제시한 노력들은 이미 오래전 이뤄졌어야 한다"고 전했다.

현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결정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가 여론조사 상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CNN 역시 젊은층과 유색인종 등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싱크탱크 퓨리서치의 여론 조사에서 미국인 67%는 대마초 관련 범죄로 수감중인 사람들을 석방할 것을 지지했다. 또한 61%는 범죄 기록에서 대마초 관련 내용은 말소하는 데 찬성했다. 미국 내에서는 인종별 대마초 사용 비율이 비슷한 상황에서 흑인 등 유색인종을 타깃으로 한 법적 처벌 비율이 높다며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대도시를 중심으로 높아진 범죄가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로 인해 바이든 행정부가 범죄에 무르다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대마초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이날 뉴욕증시에서 대마초 관련주는 급등했다. 틸레이는 30.87%, 캐노피는 22.15% 상승 마감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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