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상 부적절' vs '낭비 심해' 식당 일회용 물티슈 금지 검토, 갑론을박

환경부, 식당 일회용 물티슈 사용 금지 3년 유예
코로나19 이후 물티슈 사용량 증가
위생 문제 등 사용 금지 반대 의견도
"물수건 위생 점검·비누 배치 등 대체해야" 반응도

식당 내 일회용 물티슈 사용 금지 법률안을 두고 찬반 의견이 나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환경부가 식당 내 일회용 물티슈 사용을 금지하는 법률을 예고한 데 이어 3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 찬반 의견이 나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위생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된 가운데 이 같은 방안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오는가 하면 낭비 문제가 심각해 대체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업무 보고에서 환경부는 식품접객업소 내 일회용 물티슈 사용 금지 조치를 법 시행 3년 뒤로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법안에 따르면 사용 금지 조치는 법 공포 1년 뒤 시행으로 되어있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식품접객업소 내에서는 플라스틱이 함유된 일회용 물티슈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현재 식당에서 흔히 사용되는 일회용 물티슈는 플라스틱이 40~50% 들어가 있다. 위생물수건이나 플라스틱이 함유되지 않은 물티슈는 사용 가능하며,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티슈 제품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지난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이후 물티슈 수요는 크게 늘었다. 통계청의 위생용품 품목유형별 생산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식품 접객업소용 물티슈는 한 해 동안 34만3024t이 생산됐다. 이는 전년 대비 2만6527t 급증한 수치로, 생산량 기준 컵, 숟가락, 이쑤시개, 빨대 등 다른 일회용품 대비 물티슈가 가장 많다. 이듬해인 지난해에는 감염자 확산이 절정을 이뤄 이보다 더 많은 양의 물티슈가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런 탓에 시민들 사이에선 위생상 일회용 물티슈 사용 금지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직장인 최모씨(34)는 "손을 씻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물수건보단 일회용 물티슈가 덜 찝찝한 게 사실"이라며 "화장실이 더럽거나 비누조차 없는 식당에서 물수건 관리를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든다"고 말했다.

위생 관리가 생활에 자리 잡으면서 물티슈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반응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전모씨(56)는 "물수건 관리를 아무리 철저히 해도 코로나 이후로는 별도로 물티슈를 달라는 손님이 많아서 물티슈로 바꿨다"며 "손이나 입에 닿는 만큼 많이들 신경 쓰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위생 문제는 물수건 관리, 비누 배치 등을 통해 물티슈 사용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런가 하면 환경 오염 등 문제가 심각해 물수건 위생 점검, 비누 배치 등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지적도 따른다. 물티슈는 플라스틱 섬유 재질로, 플라스틱의 일종인 만큼 잘 썩지도 않고 소각하더라도 유해 물질이 배출된다. 위생상의 문제로 재활용도 어렵지만, 세계적으로 물티슈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2028년까지 세계 물티슈 시장 규모는 288억5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직장인 김모씨(29)는 "위생 탓하기엔 물수건이나 물티슈보다 손을 씻는 게 가장 깨끗하지 않나"라며 "필수품도 아닌 일회용품을 낭비하는 방법보단 식당 내 화장실에 비누를 잘 갖춰놓는 방법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포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박모씨(43)도 "화장실만 깨끗이 관리해도 물비누 채우는 주기가 빨라진다"며 "그만큼 손을 많이 씻는다는 것 아니겠나"고 했다. 그러면서 "비누 배치나 물수건 위생 점검을 철저히 하면 식당에서만큼은 물티슈 찾는 손님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1월 식당 내 일회용 물티슈 사용 금지 조치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당시 '시행시기는 자원재활용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공포 후 1년'이라고 밝혔으나, 플라스틱이 들어가지 않은 물티슈를 개발하고 관련 설비를 마련해 생산하는 데 3년의 기간은 필요하다는 업계 의견을 수렴해 유예기간을 3년으로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유예기간이 3년으로 늘어나게 되면 실제 사용 금지 조치가 적용되는 시기는 적어도 2025년 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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