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영철기자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청정한 DMZ(비무장지대) 여행을 떠나기 좋은 계절이 찾아왔다.
세계 유일의 분단 현장인 DMZ에는 다양한 매력과 즐거움이 있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접경 지역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보며 평화누리길을 걸을 수 있고, 역사 유적들도 만날 수 있다.
DMZ 일대에는 개리, 저어새, 흰꼬리수리, 쇠기러기, 재두루미, 삵, 고리니 등 다양한 생물 종도 서식하고 있다.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은 동시에 동북아시아, 더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를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서해 강화에서 파주, 철원을 거쳐 동해 고성까지 경기도와 강원도, 인천시 10개 시·군을 품에 넣은 'DMZ 평화의 길 테마 노선'.
민통선 비무장지대의 잘 보존된 생태환경, 그 안에 살아가는 온갖 동식물들, 아름다운 풍광과 역사 유적 등 DMZ의 가치가 느껴진다.
■ 대한민국 대표 안보 DMZ
경기 파주 임진각 관광지에서 DMZ 평화관광을 이용해 민간인출입통제선 안쪽에 들어가면 제3땅굴, 도라전망대, 통일촌 등을 돌아볼 수 있다. 임진강 건너에는 전망대와 주한미군이 주둔했던 캠프 그리브스가 있다.
제3땅굴 총길이는 1635m이지만 관광객 안전상 265m만 공개하고 있다. 모노레일이나 도보로 땅굴까지 내려가 직접 땅굴을 걸을 수 있다.
도라전망대에서는 DMZ와 개성공단, 개성 시가지뿐만 아니라 북한의 기정동 마을과 송악산을 볼 수 있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는 대형 잔디 언덕과 수상 야외공연장, 3000여 개의 바람개비가 있는 '바람의 언덕'이 있다.
광탄면 마장호수는 수려한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길이 220m의 출렁다리가 있다. 산과 호수를 끼고 있어 물빛과 낙조는 주변 산과 조화를 이룬다.
마장호수 근처에는 용미리마애이불입상, 보광사, 벽초지수목원, 공릉관광지 등도 있어 주말 가족, 연인들의 나들이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평화누리 길은 DMZ 접경지역을 잇는 대한민국 최북단의 걷기 코스다. 김포에서 시작해 파주와 고양, 연천으로 이어지는 189km 거리다.
파주 율곡수목원은 34.15㏊ 규모의 시유지에 자연 지형을 살린 21개의 테마별 식물 주제원을 갖췄다.
한국 특산수종인 미선나무, 히어리 등 1300여 종의 식물이 자란다. 수목원 정상에는 구절초 치유의 숲과 임진강 일대 풍경 조망이 가능한 전망대, 쉼터 등 산림 휴양공간을 마련했다.
한국전쟁 중 미군이 건설한 유일한 교량인 '리비교' 주변도 광장, 산책길, 병영 막사 체험동 등을 포함한 역사문화공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9월 13일부터 12월까지 DMZ 접경지역 시·군 10곳(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강화, 김포, 고양, 파주, 연천)에 조성된 'DMZ 평화의 길 테마 노선' 11개가 전면 개방한다.
'평화의 길'은 전쟁의 상흔과 분단의 아픔이 서린 DMZ와 접경지역을 평화와 공존의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해 조성한 도보 여행길이다.
'테마 노선'과 '횡단 노선(2023년 개방 예정)'을 걸으며 비무장지대 생태·문화·역사 자원을 체험할 수 있다.
DMZ 평화의 길 테마 노선 투어 프로그램은 주 5일(화·수·금·토·일) 동안 하루 2회, 2시간 40분가량 전문 해설사가 동행해 진행한다.
'테마 노선'은 접경 지역(지자체 10곳 대상)별 예약 후 도보와 차량으로 이용할 수 있다. '횡단 노선'은 인천 강화~강원 고성 간 총 524㎞를 횡단하는 자유 이용 걷기 길이다.
이 중 13일부터 개방하는 연천군 구간은 장남면 고랑포구 역사공원~1·21 무장 공비(김신조 사건) 침투로~철책 길 1.8㎞ 구간~고구려 호로고루 성 전망을 관람하는 코스다.
캠핑장부터 콘도까지 갖춘 연천 고대산 캠핑 리조트도 있다. 28만 8000여㎡ 공간에 콘도를 포함해 오토캠핑, 글램핑, 캐러밴 등 넓고 쾌적한 캠핑 공간이 매력적이다.
■ '형형색색'의 DMZ
강원 철원군의 옛 군사 훈련지인 고석정 일원 24㏊ 규모에 맨드라미, 천일홍, 백일홍, 코스모스 등 18종류의 화초를 심어 꽃밭을 조성했다.
9일 개장일에 맞춰 'DMZ 평화 꽃송이 축제'를 열어 버스킹, 불꽃놀이, 한가위 콩쿠르 등 다양한 문화 공연을 펼친다. 쉼터와 음식 예술 갤러리, 꽃밭 내 1.2㎞ 구간을 운행하는 깡통 열차 등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모은다.
소이산 모노레일은 8인승 차량 4대가 왕복 1.8㎞ 구간을 30여 분간 운행하는 관광시설이다.
상부승강장에서부터 소이산 전망대까지 약 200m의 무장애 데크 길을 따라 올라가면 철원평야와 DMZ 등 드넓은 절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다.
오프로드 코스를 개발해 지프 관광객에게만 짜릿한 경험을 선사하는 체험 프로그램 '지프 와일드 트레일' 시즌2가 올해는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철원 일대에서 열린다.
철원 오프로드 코스는 총 4곳이다. ①너른 철원평야와 한탄강 및 평화 전망대를 잇는 DMZ 코스 ②철원을 대표하는 험준한 계곡 길인 명성산 코스 ③해발 933m를 자랑하는 복주산의 숨어있는 오프로드 코스 ④민간에게 처음 공개하는 대득봉 코스를 경험할 수 있다.
화천의 가을은 해산령과 비수구미 계곡에 가장 먼저 찾아든다. 화천읍에서 평화의 댐으로 이어지는 460번 지방도를 타면 해산령 아흔아홉 굽이를 형형색색으로 물들인 단풍을 만날 수 있다.
양구 국토 정중앙공원천문대는 DMZ의 별을 고스란히 관측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국토 중앙의 밤하늘과 아름다운 별을 헤아리며 잠들 수 있는 캠핑장을 운영 중이다. 박수근미술관, DMZ 자생식물원 등이 가까워 DMZ 여행 최고의 베이스캠프다.
이밖에 동해 북으로 내달려 민간 출입 통제선 코앞까지 가면 명파해변이 있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을 수 있다.
계절의 변화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가을, 마음과 몸의 평화를 위해 DMZ 여행을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