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주기자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 복구 작업이 추석 연휴에도 한창인 가운데 제12호 태풍 '무이파'가 발생했다. 무이파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겠으나, 이미 큰 피해가 난 상황에서 달갑지만은 않은 소식이다.
우리나라 태풍은 주로 8~9월에 집중된다. 특히 초가을 무렵의 태풍은 큰 피해를 주기도 한다. 힌남노는 물론이고 역대 최악의 태풍으로 꼽히는 '매미', 2010년 수도권을 정통으로 직격했던 '곤파스', 2020년 '마이삭' 등 잘 알려진 태풍 모두 9월 초 한반도에 상륙했다.
태풍은 그 자체로도 상당한 인명·재산피해를 초래하지만, 2차 피해도 유발한다. 각종 감염병이 대표적이다. 오염된 물 등을 통해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이질·장티푸스·A형간염 등), 접촉성 피부염, 파상풍, 말라리아·일본뇌염 등 모기 매개 감염병이 퍼질 가능성이 커진다. 기본적인 예방법을 알아둬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먼저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은 태풍 후 하수 등으로 인해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손으로 접촉하거나 먹어서 발생한다. 흐르는 물에 수시로 30초 이상 비누로 손을 씻고, 물에 닿거나 냉장이 유지되지 않은 음식은 먹지 않고 물은 끓여 먹거나 생수 등 안전한 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렙토스피라증이나 파상풍 등은 수해 복구 작업 시 피부 노출이나 상처를 통해 발생한다. 방수 처리가 된 보호복과 장화,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물에 노출된 피부는 반드시 깨끗한 물과 비누로 씻어내야 한다. 특히 작업 시 큰 상처가 생기거나 작업 후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태풍 후 작은 물웅덩이가 만들어지면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가 증식해 모기 매개 감염병도 확산하게 된다. 수해 복구 과정에서 빈병, 폐타이어 등 물이 고여 모기가 증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을 제거하고, 외부 작업 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긴팔·긴바지를 착용해야 한다. 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모기가 주로 활동하는 일몰 후부터 일출 전까지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태풍 후 외부에 노출된 모든 물은 하수 등에 오염된 물로 간주해야 한다"며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깨끗한 물만 가까이하고 오염된 물과 거리를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