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허위 광고' 플랫폼 된 유튜브

[모니터 안 유혹] 유튜브 사기

파워볼·슬롯 등 검색하면 나오는 불법도박 유튜버
식약처, 허위·과대 광고 단속하지만…횡행하는 허위 후기

유튜브 화면. 사진=스톡스냅

"24시간 전문가들 총출동, 지난해 총수익 17억원입니다." 지난 4일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에서 한 유튜버가 ‘파워볼’이란 도박을 진행하고 있다. 파워볼이란 한국의 로또처럼 공의 숫자를 맞추면 되는 도박이다. 그는 5분 단위로 도박 결과를 공유하며 자신이 맞췄다고 시청자들에게 알렸다. 시청자들은 채팅에서 "우리 가족방 올킬"이라고 외치며 수익에 환호했다. 유튜버는 수익이 날 때마다 "더 이상 떠돌이 생활하지 말고 정착하세요"라며 "가족방에서 파워볼 결과를 미리 공유해드리겠다"라고 도박 사이트와 자신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홍보했다.

유튜브는 검색만 하면 불법 또는 허위 광고 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불법 도박 홍보 영상도 유튜브엔 다수 게재돼 있다. 유튜브 규정상 국가별 현지 법규를 준수한 온라인 도박 사이트의 링크를 건 영상만 올릴 수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셈이다. 한국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 따르면 카지노, 경마, 복권 등 국가에서 지정된 수탁업체가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에서만 도박을 할 수 있다.

유튜브에 ‘파워볼’ ‘파워사다리’ ‘슬롯’ ‘바카라’ 등을 검색하면 불법 도박하는 유튜버들이 다수 등장했다. 이들은 계속해서 도박 결과를 맞히며 자신이 도박하고 있는 사이트를 홍보했다. 아울러 자신들이 개설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텔레그램방 등에 들어오면 비법을 공유해주겠다고 말했다. 일부 영상은 게재한 지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조회수 4000회를 넘을 정도로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다. 이 영상물들은 따로 성인 계정을 통해 찾지 않아도 검색 결과에 나타나 청소년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 또는 약품의 허위·과대 광고도 유튜브에서 흔한 콘텐츠다. 이는 대부분 후기 형태를 나타냈다. 식품이나 약품을 직접 장기간 섭취한 사람이 자신의 몸 상태를 보여주는 방식의 광고다. 한 예로 다이어트 보조 약품 광고에선 살이 찐 인물이 식단 조절을 전혀 하지 않고도 약품 한 알씩 먹었는데 복근이 생겼다. 꾸준히 약품과 식품을 먹었더니 성장기가 끝난 사람도 5~10cm가량 키가 컸다는 후기 형태의 광고도 존재했다. 이미 해당 제품들에 대해 소비자들은 장기간 섭취했는데도 효과가 없었다는 불만글을 커뮤니티에 다수 남겼다.

당국은 '가짜 체험기를 활용한 허위 및 과대 광고'를 단속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2020~2021년 동안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식·의약 온라인 불법행위를 15만5377건 적발했다. 이에 올해 식약처는 불법행위 재발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 강화, 식·의약 온라인 안전관리 규제 역량 강화 및 수사기관과의 공조 등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여전히 허위·과대 광고가 횡행하고 있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유튜브 자체적으로 불법 또는 허위 내용이 담긴 영상들이 플랫폼에 올라오지 않도록 정화 작업을 해야 한다"라며 "단기적으론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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