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첫 출하…'백신 주권' 확보의 의미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코비원' 초도 물량 출하
또 다른 팬데믹 대비한 백신 생산 경험 갖춰
개발 과정서 확보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중요 자산

출하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지난 2일 첫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의 초도 물량 출하가 완료됐다. 2년 넘도록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에 맞서 우리나라의 '백신 주권'을 확보했다는 차원에서 이번 출하의 의미는 남다르다. 향후 또 다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찾아오더라도 우리 기술로 백신을 다시 만들어 낼 수 있는 경험적 자산을 갖춘 데다 개발 과정에서 쌓은 수많은 네트워크는 앞으로 바이오산업 경쟁력 강화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작용 적어…국산 백신 1000만도즈 순차적 공급

이번에 안동L하우스에서 출하를 마친 초도 물량은 약 61만회 접종분으로, 5일부터 전국 보건소나 일부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이 이뤄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청의 접종 계획에 따라 1,000만 도즈를 순차적으로 국내에 공급할 계획이다.

스카이코비원의 특징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라는 데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과 전염병예방백신연합으로부터 개발비를 지원받았고, 미국 워싱턴대학 약학대 항원디자인연구소와 공동 개발했다. 면역반응 강화 및 중화항체 유도를 위해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면역증강제 AS03이 적용됐다.

스카이코비원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국내는 물론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과 달리 기존에 안전성이 입증된 플랫폼인 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돼 부작용이 적고, 냉장 보관·유통이 가능해 개발도상국에 공급하기 쉽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최근 유럽의약품청(EMA)과 영국 의약품 규제 당국(MHRA)에 조건부 허가(CMA) 신청을 완료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목록(EUL) 등재 신청도 준비 중인 만큼 국산 백신의 해외 진출도 가시화됐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쌓인 네트워크는 향후 코로나 이후 시대에 대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스카이코비원의 성공은 국내외 수많은 파트너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협력 체계를 한층 강화하고, 기술 플랫폼을 더욱 확장하며 인프라를 확대 및 고도화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넥스트 팬데믹에 대비하고 대한민국, 나아가 글로벌 공중보건 수호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에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포장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오미크론 변이 효능 확인…'넥스트 팬데믹' 대응 속도

스카이코비원은 국내 및 해외 5개국에서 진행된 글로벌 임상을 통해 기초 접종 시 대조 백신 대비 우수한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입증했다. 스카이코비원의 글로벌 임상 수행 및 임상 분석에는 비영리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의 협력 및 국립보건연구원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의 지원이 있었으며, 국내 임상은 고려대구로병원 등 다수 기관에서 시행됐다. 글로벌 백신 임상 네트워크 확보도 스카이코비원의 주요 의의 중 하나다.

최근 임상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결과가 나온 점도 주목된다. 국립보건연구원이 스카이코비원의 추가 접종이 BA.1, BA.5 변이에 대해 어느 정도 중화항체를 형성하는지 확인한 결과, 접종 전 대비 BA.1에 평균 약 51.9배, BA.5에 약 28.2배의 중화능 상승효과가 나타났다. BA.5 변이는 최근 국내 유행을 주도하는 변이종인 만큼 스카이코비원의 추가 접종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외 기관에서 부스터샷에 대한 확장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스카이코비원의 활용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스카이코비원 개발 기술을 활용해 ▲콤보 백신 ▲범용 백신 ▲다가 백신 ▲비강 스프레이 등 자체 개발 백신 및 의약품을 개발 중이고 세포유전자치료제(CGT), mRNA 백신 등 신규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인수합병(M&A)·기술이전 등을 추진 중이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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