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나영기자
17일부터 적용되는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변동금리 기준으로 역대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16일 3.92~5.32%였는데 하루 사이에 4.44~5.84%로 껑충 뛰었다. 다른 은행들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무서운 오름세 탓에 6%대 금리(우리은행 5.31~6.11%)도 등장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사상 최대 폭인 0.52%포인트(p) 오른 충격을 시중은행 금리가 그대로 흡수했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시중은행 8곳(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 예·적금과 금융채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로, 주담대나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를 산출하는 데 쓰인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지난 16일 발표한 7월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90%. 2010년 1월 발표하기 시작된 이래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직전 최대상승폭은 6월(2.38%)로 전달 대비 0.4%포인트 올랐었는데, 두달 연속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코픽스가 오르면서 전세자금대출자들의 비명소리도 커졌다.
주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대출 금리는 낮추고, 정기 예적금 상품의 금리는 올리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7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창구 모습./강진형 기자aymsdream@
한국은행은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코픽스의 가파른 상승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기준금리(2.25%)가 연말에 2.75~3.00% 수준까지 오르면, 예적금 금리와 금융채 등 조달금리가 덩달아 치솟아 코픽스를 밀어올리기 때문이다. 7월 코픽스가 역대 최대 상승폭도 지난달 한은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 영향을 받은 것으로 금융권은 분석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빅스텝과 더불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들을 향해 예적금 금리를 올리라고 전방위 압박을 하면서 코픽스 인상을 유도했고 그 결과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나비효과가 나타났다"며 "이런 분위기이면 올 연말에 최소 0.5% 포인트 이상 시중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