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기자회견에 與 중진 잇단 비판…초선들은 '응원'

홍준표 "왜 욕 먹었는지 생각해야" 나경원 "지나쳤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말하던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들의 실명을 일일이 거론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이 XX 저 XX' 로 불렀다며 대대적인 폭로를 감행한 가운데, 당 내 중진들은 기자회견의 수위가 너무 지나쳤다며 비판에 나섰다.

차기 당권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어제의 기자회견은 지나쳐도 많이 지나쳤다"며 "그동안 젊은 당 대표라 나를 비롯한 많은 당원들이 참고, 오히려 존중해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의 성비위 사건에 관해 최측근이 7억 투자 각서를 써주었다면 그 진실에 대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것 아닌가"하고 반문하며 "형사 유,무죄를 따지기 전에 스스로 반성하고 잠시 물러나야 하는 것이 도리이고 염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눈물팔이로 본인의 정치사법적 위기를 극복하려 하지 말고, 여권에 분란을 만들지 말아 달라"며 이번 기자회견의 진정성에 의문을 던졌다.

나 전 의원은 "당의 일련의 과정이 매끄럽지 못함은 나도 비판한다"며 "그러나 더 이상 국정동력을 떨어뜨려 대한민국 정상화를 방해하지 말 것을 이 대표에게 권유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전날 자신이 만든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게 욕을 먹으며 대표직을 했었다'는 질문에 답해 "왜 그런 욕을 먹었는지도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답답한 심정 억울한 심정 잘 안다. 하고 싶은 말 가리지 않고 쏟아낸 젊은 용기도 가상하다"면서도 "좀 더 성숙하고 내공이 깊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와 아무런 관련 없던 디도스 사건으로 당대표에서 물러날 때 한 마디 억울하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며 "결과가 어찌 됐든 간에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것은 한바탕 살풀이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도 "이준석 기자회견은 '자해쇼'였다"며 기자회견 당시 눈물을 보인 이 전 대표를 겨냥해 "기대에 결코 어긋나지않는 '즙짜기(눈물을 지칭하는 속어)'. 박지현(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꿋꿋했는데 완전 구질구질 개망신 '떼쓰기'"라고 비판했다.

반면 일부 초선들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그럼에도 우리는 전진할 것이다"라는 기자회견 한줄 평과 함께 "자랑스럽고 짠한 국민의힘 우리 대표"라고 응원했다. 김병욱 의원도 "오늘 이준석 대표는 권위주의적 권력구조에 기생하는 여의도의 기성 정치권을 정밀폭격했다"며 "여의도 정치를 사람도 조직도 아닌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가치에 충성하는 정치로 탈바꿈 시켜야 한다는 절규가 국민들에게 큰 울림으로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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