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최근 편의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편의점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단독 상품을 출시 중이다.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제품 대신 자사 플랫폼에서만 판매하는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여 고객 유입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이 가운데 일부 인기 제품의 경우, 매장 오픈 시간에 맞춰 달려가는 이른바 '오픈런'까지 해야 구매할 수 있을 만큼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편의점 자체브랜드(PB) 상품 인기가 뜨겁다. 편의점 CU는 지난 1월 연세크림빵 시리즈(우유·단팥·초코)를 출시해 역대 디저트 흥행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이 빵은 푸짐한 크림과 촉촉한 식감이 특징이다. 해당 시리즈는 출시 직후부터 CU 디저트 카테고리 매출 순위에서 1~3위를 휩쓸었으며, 최근에는 누적 판매량 600만개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도 전국 곳곳에서 오픈런을 일으키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런가 하면 편의점 GS25는 지난달 12일부터 업계 단독으로 '원소주스피릿'을 유통 중이다. 이 제품은 가수 박재범이 설립한 주류기업 원스피리츠가 '원소주'에 이어 후속작으로 선보인 증류식 소주다. 한 병에 1만2900원으로 일반 소주보다는 비싸지만, 출시 1주일 만에 초도 준비 물량 20만병을 완판시키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이에 당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오픈런을 해도 제품을 구입할 수 없는 사례가 늘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기도 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오픈런 현상은 명품 등 고가 상품군 위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가격이 저렴한 상품군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앞서 편의점 오픈런 대란을 일으킨 대표주자로는 '포켓몬빵'이 꼽힌다. SPC삼립은 지난 2월 포켓몬빵을 16년 만에 재출시했다. 당시 '띠부띠부씰(스티커)' 수집 열풍과 함께 포켓몬빵은 전국적으로 품귀 대란을 일으켰다. 이에 포켓몬빵을 구매하기 위해 편의점 앞에서 빵 입고를 기다리는 오픈런 현상이 속출했고, 구매를 예약하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오픈런 행렬을 주도하는 세대는 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다.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의 경우, 재미와 희소성 등이 있는 제품이라면 오랜 대기 시간을 감수하고도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가 높다. 또 어렵게 구한 제품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유하면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는 타 연령대에 비해 온라인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다. 그렇기에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는 제품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고, 제품이 왜 인기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싶어한다"며 "또 오픈런을 통해 원하는 제품을 얻었을 때, 만족감이 크다. 이를 SNS를 통해 자랑하면서 성취감을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