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기자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금융위원회는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올해 상반기 총 36건의 불공정 거래에 대해 개인 57명, 법인 51개사를 조치했다고 1일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증선위 조치 사건 36건 중 공시의무 위반이 15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6건, 부정거래과 공매도규제 위반이 각각 5건, 시세조종 4건, 시장질서교란행위 1건 순으로 나타났다. 증선위는 검찰고발·통보(55명·11개사), 과징금(1명·29개사), 과태료(11개사), 경고(1명) 등을 조치했다.
최근 5년 동안 불공정거래 사건 중 상장사 임·직원 등 내부자 연루 사건이 꾸준히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의 불공정거래 통보 중 상장법인 내부자 연루 비중은 2017년 51.1%, 2018년 69.5%, 2019년 74.8%로 집계됐다. 또 2020년 62.6%로 감소했지만 지난해에는 69%까지 상승했다.
금융위는 증선위의 주요 조치사례 및 관련 유의사항도 공개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A사의 임원 B씨는 악재성 미공개정보인 차입금 상환 등 목적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주간사 미팅에 참석하는 등 정보 생성에 관여했다. B씨는 또 임원회의에서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주요내용을 보고했다. 회의에 참석한 A사 임원 3명은 공시 후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정보 공개 전 보유하고 있던 A사 주식을 매도해 손실을 회피했다. 이에 증선위는 B씨를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임원 3명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통보 조치했다.
이 외에도 다른 코스닥 상장사 임직원들이 호재성 미공개 정보가 공개되기 전 본인 및 배우자 계좌를 통해 주식을 집중 매수, 부당이득 수취해 고발된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사례도 소개됐다.
아울러 조합 관련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 위반 사례도 공개됐는데 발행인 C씨는 7개 조합 등 총 65명을 대상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1000억원을 발행했지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증선위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C씨에게 과징금을 부과했다.
조합 관련 대량보유 보고의무 위반 사례도 나왔다. 민법상 조합 D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을 취득함에 따라 대량보유 보고의무가 발생했지만 이를 지연 보고해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증선위 심의 과정에서 민법상 조합은 법인격이 없고 조합계약을 해지하면 그 실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증선위는 향후 민법상 조합 관련 지분공시 위반에 대해 조치대상자를 조합이 아닌 조합원으로 해 원칙적으로 대표보고자를 조치하되, 다른 조합원에게 명백한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 그 조합원도 함께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끝으로 전환사채(CB) 관련 주요사항보고서 제출 의무 위반 사례도 소개됐다. 상장사 E사는 이사회에서 CB 발행을 결정하고 주요사항보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보고서에 중요사항인 담보 제공약정 사실 등의 기재를 누락했고 증선위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금융위는 "사실상 담보부 CB를 발행함에도 마치 무담보인 것처럼 담보제공 사실을 누락하는 것은 자체 신용만으로 CB 발행을 성공한 것처럼 외관을 형성해 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라며 "CB 발행시 사채권자에게 담보제공을 약정하는 등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 포함되는 경우, 상세내용을 주요사항보고서에 기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