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구]일진머티리얼즈, 본격적인 해외공장 증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가 약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이어가면서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전기차는 247만4000대 팔렸다.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북미 지역 판매량은 59% 늘어난 50만8000대로 집계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BYD는 미국의 테슬라를 제치고 판매량 1위에 올랐다. BYD는 64만700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3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52% 늘어난 57만5000대의 전기차 판매량을 기록했다. 중국 상해자동차(SAIC)는 전년 동기보다 30% 늘어난 37만대를 판매했다.

아시아경제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하는 일진머티리얼즈와 아모그린텍의 사업구조와 성장 전략 등을 짚어본다.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2차전지용 일렉포일(동박) 생산업체 일진머티리얼즈는 잇달아 증설 투자에 나섰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일렉포일 수요가 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해외 증설을 통해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최대주주인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가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성장 전략 변수로 꼽힌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5월 전세계 2차전지 업계 상위 10개사 공급량은 33.7GWh로 전년 대비 58.4% 늘었다. 전월 대비로도 23.1%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공급 차질이 심했던 중국 공급량이 회복한 결과다.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107.7% 늘어난 11GWh를 공급했다.

전세계 전기차 제조사 가운데 상위 20개사의 전기차(B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합산 판매량은 72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2.1% 늘었다. 전월 대비로는 25.3% 증가했다.

전기차 판매량이 늘고 이차전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차전지 소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일렉포일은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 두께의 박막으로 황산구리 용액을 전기 분해해 만든다. 2차전지 음극 집전체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 가운데 하나다. 일렉포일 산업은 장치산업인 동시에 상당한 기술력이 요구되는 기술집약산업이다. 전 세계에서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수준의 고품질 일렉포일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일진머티리얼즈를 포함해 6개사에 불과하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 최초로 1.5㎛ 반도체용 초극박 일렉포일의 국산화 하는 데 성공할 정도로 높은 기술력 확보했다. 일본이 독점하던 제품으로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삼성SDI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비야디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최근 삼성SDI와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삼성SDI는 지난달 24일 일진머티리얼즈와 8조5262억원 규모의 2차전지용 일렉포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030년까지 삼성SDI의 국내 및 해외 공장에서 쓸 이차전지용 일렉포일 전체 물량의 60%를 공급한다. 일진머티리얼즈와 삼성SDI는 상호 합의를 통해 공급 물량을 5% 범위에서 줄이거나 20% 범위에서 늘리기로 했다. 공급 규모가 최대 10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폭스바겐그룹의 스페인 전기차 프로젝트 '퓨처 패스트 포워드' 컨소시엄에도 참여한다. 폭스바겐그룹이 스페인 정부와 함께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일진머티리얼즈를 비롯해 폭스바겐 자회사인 스페인 완성차 업체 세아트 등 62개사가 참여한다. 광산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것부터 이차전지와 전기차 생산까지 전기차 생태계 전반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다. 총투자금은 700억유로(약 94조원)에 달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본격적으로 증설 투자를 시작했다. 말레이시아 법인인 IMM은 6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량을 5만t 늘리기로 했다. 스페인에 5000억원을 들여 2만5000t 규모의 일렉포일 생산공장을 건립한다. 스페인을 비롯해 유럽에서 연간 10만t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는 2024년까지 일렉포일 연간 생산능력을 13만t으로 확대한다. 북미 전기차 업계에서 2차전지 소재 확보를 추진하는 가운데 일진머티리얼즈의 미국 진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가 꾸준한 증설 투자를 이어가는 것과 별개로 최대주주는 바뀔 가능성이 존재한다. 일진그룹 창업주 허진규 회장의 차남인 허재명 대표는 보유 지분 53.3%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주관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쇼트리스트를 선정해 통보했다. 롯데케미칼과 베인캐피탈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최대주주 변경 이후 계획보다 더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도 있다.

올 1분기에 매출액 2001억원, 영업이익 2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0%, 58.1% 늘어난 규모다.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1.6%이고 총차입금 의존도는 8.2%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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