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우당탕탕' 우영우에 전세계 '힐링'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청률 10배 껑충, 종합 1위
넷플릭스 비영어 TV 1위…美 드라마 리메이크 제안도
ASD 아동 부모 "전문직 종사 드물어" 우려 목소리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사진 = ENA

[경기 수원=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의 한 일본 가정식 가게 주위는 인파로 북적였다.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지 않은 시간에도 줄이 길게 늘어선 가게 정문, 조그맣게 달린 간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우영우 김밥집.’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가 아버지 우광호(전배수 분)의 부성애를 느끼며 변호사 꿈을 키운 공간이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연출 유인식, 극본 문지원, 제작 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인기는 열풍을 넘어 신드롬으로 번졌다. 첫 방송 후 6회 만에 시청률 10배 상승,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 제안, 제작사 시가총액 1500억원 증가….

20일 업계에 따르면 매주 수요일, 목요일 방영하는 ‘우영우’의 지난주 6회 시청률은 전국 9.6%, 분당 최고 시청률 11.8%(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드라마는 물론 종합 1위를 수성했다. 6월 29일, 첫 회 시청률은 0.9%에 불과했는데 6회 만에 10배 상승한 셈이다.

표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청률

시청자들은 ‘우영우’의 매력으로 주인공을 비롯한 주변의 선한 캐릭터들이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선사하는 울림과 메시지를 꼽는다. 행궁동 촬영지에서 만난 김정연씨는 "(가게에서) 우영우가 먹은 김밥을 팔지 않아 아쉽다"면서도 "우영우가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장면들이 떠올라 드라마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온 이주영씨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가까운 곳에서 촬영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궁금해서 찾아왔다"면서 "김밥을 맛보진 못했지만 다양한 재료들이 그 맛을 잃지 않으면서 조화롭게 어울리는 김밥을 좋아하는 우영우의 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고 전했다.

출판계에서도 우영우 효과로 에피소드에 차용된 원작 에세이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조우성)’, ‘왜 나는 그들을 변호하는가(신민영)’, ‘법정의 고수(신주영)’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행궁동에 소재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촬영지에 팬들이 몰려있다. 사진 = 이종길 기자

‘우영우’의 인기는 해외에서도 뜨겁다. ‘우영우’는 넷플릭스가 20일 공개한 지난 11~17일 190개국에서 가장 많이 본 비영어 TV시리즈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주간 글로벌 총시청시간은 4558만 시간으로 전주 대비 2163만 시간 늘어났고, 2위보다 두 배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우영우’는 국내 콘텐츠 중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아닌 첫 글로벌 1위 작품이 됐다.

작품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아동을 키우는 부모들은 ‘우영우’를 보면서 요즘 남몰래 눈물을 훔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폐 아동의 엄마로 자신을 소개한 시청자는 "한국은 전 세계 자폐 유병률 2위 국가지만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아이와 부모가 더 숨게 되고, 고립돼 가는 것 같다"면서 "우리 아이는 (우영우 같은) 천재는 아니지만 겹치는 게 너무 많아 한 회 한 회 울면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ASD 아동을 키우는 시청자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ASD 장애인은 현실에도 드물게 존재하지만, 이들을 편견 없이 보통사람처럼 대하는 주변인은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 컷. 사진제공 = ENA

유인식 감독은 작품을 향한 뜨거운 인기에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 감독은 "아마도 시청자분들의 마음의 밭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넓고 비옥하게 마련돼 자폐인들을 비롯한 소수자들에 대한 감수성, 착한 이야기에 대한 갈증이 드라마 만드는 사람의 선입견보다 훨씬 크게 대중의 마음속에 이미 자리 잡고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부의 메시지도 전했다.

"앞으로도 영우가 많은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인생의 큰 산과 같은 존재를 맞닥뜨리기도,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당탕탕’ 씩씩하게 문제 앞에 설 것이고 ‘훌륭한 변호사란 무엇일까?’라는 정답 없는 질문에 대한 답을 홀로 찾아 나갈 것이다. 영우를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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