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은인턴기자
[아시아경제 김세은 인턴기자] 쿠바의 연료난이 더욱 심화함에 따라 주민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은 최근 쿠바가 경유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가운데 남은 경유 마저 전력 생산에 투입된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생업을 위해 반드시 경유가 필요한 트럭과 택시 등 기사들은 주유소 앞에서 몇 날 며칠씩 줄을 서고 있다.
수도 아바나의 택시 기사인 요한 로드리게스는 12일의 기다림 끝에 수백대의 주유 대기 차량 중 선두 그룹에 섰다. 그는 이미 기름이 동나버린 차를 밀어가며 대기 줄을 전진해왔다.
쿠바에선 차량 연료 탱크 외 다른 용기에 기름을 받는 것은 금지돼있다. 로드리게스는 "1954년형 올즈모빌 탱크를 가득 채워도 사흘밖에 가지 못한다"고 했다. 사흘 후면 주유소에서의 긴 기다림이 다시 시작된다.
그는 "어느 시점에 전력 수급을 위해 연료를 사용할 것이라는 안내가 있었다면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당국의 명확한 설명이 부족한 것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냈다.
카브리해에 위치한 섬나라 쿠바의 연료난은 이전부터 계속돼왔다.
쿠바는 자국 내 소비 연료의 절반가량을 베네수엘라에서 들여왔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이 오랜 경제난과 미국의 제재 등으로 쇠퇴하면서 쿠바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쿠바 내 전력난이 심화한 것도 연료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쿠바는 전력 수요의 절반을 열 발전에 의존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발전 시설이 노후해 가동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전력난이 민심 악화로까지 이어지자 남은 경유마저 전력 생산에 투입하면서 연료난이 더욱 심화한 것.
이런 가운데 쿠바는 베네수엘라산의 대체재로 러시아산 연료 확보에 나섰지만 당장 연료난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세은 인턴기자 callmese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