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車부품주·방산주 잡고 증권·금융 덜고

국민연금 뭐 샀나 들여다보니...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국내 증시가 경기침체 우려와 긴축 우려에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국민연금은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자동차 부품주와 방산주 매집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8일까지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했다고 공시한 종목 중 지분을 늘린 곳은 총 35개사였다. 최근 2주 동안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크게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8일엔 2400선에서 움직임을 이어가다 이달 6일엔 2290선까지 급락하면서 지수는 5%대의 변동성을 보였다.

국민연금이 변동성이 극심해지는 구간 동안 새로 담아낸 종목은 화신이 유일했다. 지난달 30일 화신 주식 216만여주를 사들이며 지분 6.21%를 확보했다. 화신은 자동차 조향장치 주요 구성품 등을 생산하는 현대차의 대표적인 부품 협력사다. 국민연금은 화신 외에도 만도(10.89%→12.42%), 한국단자(10.43%→11.14%) 등 다른 자동차부품에 대해서도 지분을 확대했다. 국민연금은 이 기간에 다른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도 지분을 줄이거나 편입에서 제외하지 않았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현대위아(9.78%), 현대모비스(9.5%), 명신산업(6.31%), 한온시스템(5%)의 지분을 유지했다.

자동차 부품주는 상반기 동안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인 기아, 현대차와 다른 주가 흐름을 보였다. 현대차(-15%)와 기아(-5%)는 연초 이후 내림세를 보이긴 했지만, 코스피의 연중 수익률(-21%)을 크게 웃돌며 수익률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고마진 차종 중심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유통시장에서 재고를 소진해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간 것이 투심 확대에 주효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부품주인 한온시스템(-25%), 한국단자(-29%), 현대위아(-31%)는 급락세를 보였다. 원가부담에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량 지연으로 부품 공급이 줄면서 실적에 부담을 줬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연금이 부품주에 관심을 늘린 것은 완성차 업체 가동률이 점진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생산량이 판매량과 키 맞추기에 나서면서다. 특히 지난주 중국 상무부가 중국 자동차 유통을 활성화하겠다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중국향 물량이 많은 부품주의 경우 더 큰 수혜가 기대된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호실적이 지속될 경우 부품사 실적 저점 반등 가능성이 높다”며 “부품사 중에선 중국 로컬 OEM과 북미 전기차 고객 포트폴리오 기반으로 빠른 물량 회복을 한 곳에 투자하는 것이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방산관련 주인 한국항공우주(9.36%→10.32%)와 LIG넥스원(13.47%→13.57%)에 대해서도 투자 비중을 늘렸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주요국의 방위력 강화 움직임으로 완제기를 비롯해 현궁, 천궁, 신궁 등 각종 유도무기에 대한 해외 수주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국민연금이 비중조절에 나선 종목 중에선 증권, 금융지주가 눈에 띄었다. 주요 종목을 보면 한국금융지주(-0.77%), 키움증권(-0.4%), BNK금융지주(-1.43%포인트), DGB금융지주(-1.43%포인트)등이 이름을 올렸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여파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증권사들의 이익 규모가 지난해 대비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주는 감독당국과 정치권에서 은행에 대한 지나친 이익추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규제 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다”며 “오는 9월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와 금리인상이 맞물리면서 건전성 악화에 대한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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