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희기자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조유나양(11) 일가족 3명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조씨 부부가 최근 폭락한 가상화폐 투자 손실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29일 낮 12시 20분께 전남 완도군 신지도 송곡항 인근 바다에 빠져있던 아우디 승용차를 인양했다. 차 안에서는 조양과 아버지 조모씨(36), 어머니 이모씨(35)가 숨진 채 발견됐다.
운전석에는 성인 남성이, 뒷좌석에는 성인 여성과 여자아이로 추정되는 시신이 부패해 있었다. 시신 중 1구에서 조양 어머니 지문이 확인됐으며, 다른 시신의 신원은 확인 중이다.
경찰은 3명의 성별·연령대·CCTV에 포착됐던 옷차림 등으로 미뤄 지난달 '한 달 살이'를 하겠다며 광주를 떠나 송곡항 일원에서 연락이 두절된 조양 가족이 맞는 것으로 보고 있다.
승용차는 전날 오후 송곡항 방파제에서 80여m 떨어진 물속에서 뒤집힌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당시 탁한 물살과 짙은 틴팅 탓에 탑승자가 있는지 맨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조양 가족이 차 안에 있을 것으로 보고 유실 방지 조치를 한 뒤 이날 오전 차량을 인양했다.
트렁크를 제외한 차 문은 모두 닫혀있었으며 탑승자가 내부에서 밖으로 빠져나가기 위해 시도한 정황도 찾을 수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 부부는 조양의 교외체험학습 신청 전인 지난달 중순부터 인터넷에서 '완도 물 때', '루나 가상화폐' 등을 여러 차례 검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가 투자했던 가상화폐 루나가 폭락하는 바람에 손해를 보고 생활고가 가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조씨 부부 명의의 신용카드 채무가 1억원, 부인 이씨 명의의 금융기관 대출이 3000만원 가량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한편 경찰은 검사와 부검을 통해 사인도 규명하기로 했다. 조양 부모는 지난달 17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5월 19일~6월 15일까지 제주도로 교외 체험학습을 떠나겠다는 신청서를 냈으나, 제주가 아닌 완도의 한 펜션에 5월 24일부터 묵었고 5월 30일 오후 11시께 승용차로 펜션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된 바 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