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감염 의심 국내 2명, 부산·인천서 격리(종합)

尹 대통령, 검역관리 강화 지시

국내에서 첫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가 나타나 방역 당국이 진단 검사를 진행 중이다. 감염이 의심되는 A씨는 지난 21일 오후 9시 40분께 인천의료원 격리 병상으로 이송됐다.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풍토병이 된 바이러스지만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첫 발병 보고가 있고 난 뒤 세계 각국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사진은 22일 인천의료원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세계적으로 확산중인 바이러스성 질환인 원숭이두창(Monkeypox) 감염 의심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다. 20일 입국한 외국인과 21일 귀국한 내국인으로, 각각 부산과 인천 소재 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항 등을 통한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검역 관리를 강화하고 국내 추가 발생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라"고 방역당국에 지시했다.

2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국내에서 처음으로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2명이 신고돼 현재 진단 검사가 진행중이다. 첫번째 의심환자는 지난 20일 항공편으로 입국한 외국인 A씨로, 19일부터 인후통, 림프절 병증 등 전신증상과 함께 수포성 피부병변 증상이 발생해 21일 오전 부산 소재 병원(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서 진료를 받았다. 병원 측은 이날 오후 4시 A씨를 원숭이두창 의심 사례로 신고하고 격리병상으로 옮겨 치료하고 있다.

다른 의심환자인 B씨는 전날 오후 4시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내국인으로 확인됐다. B씨는 입국 전인 18일부터 두통을 시작으로 입국 당시 37도의 미열과 인후통, 무력증(허약감), 피로 등의 증상을 보였다. 입국 과정에서 스스로 질병관리청에 감염 의심 신고를 했고, 공항 검역소와 중앙역학조사관에 의해 의사환자로 분류됐다. B씨는 공항 격리시설에서 대기하다 이날 오후 9시께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돼 격리병상에서 치료중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필요시 현재 확보하고 있는 백신과 치료제가 의료현장에 신속하게 보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추가로 3세대 백신과 원숭이두창용 항바이러스제 도입을 조속히 마무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풍토병이 된 바이러스이지만,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첫 발병 사례가 보고된 뒤 유럽, 북미 등 세계 각국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0일 기준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영국 574명, 스페인 497명, 독일 412명, 포르투갈 297명, 프랑스 183명, 캐나다 177명, 미국 113명 등 총 40개국에서 2679명이 보고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3일 긴급위원회를 소집해 원숭이두창이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를 평가할 예정이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원숭이두창이 국내에 유입될 경우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지난 8일 이를 코로나19와 동일한 2급 감염병으로 지정하고, 확진자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격리 치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확진자가 발생하면 의료기관 등은 24시간 이내 방역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또 확진자 발생시 접촉자는 확진자에게 노출된 정도에 따라 저·중·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최근 접촉한 동거인 등 고위험군에 한해 21일간 격리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에 발생한 의심환자 A씨의 경우처럼 증상이 있는데도 항공편으로 국내에 입국한 뒤 하루가 지나 병원을 찾을 만큼 검역체계가 촘촘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현재 의심환자 2명에 대해 원숭이두창 진단 검사 및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라며 "검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브리핑을 통해 조치 및 대응계획에 대해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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