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겨우 원내 진출했지만… '지선 책임론'에 당권 도전 주춤

참패 뒤 "당 버리고 혼자 살아남았다" 이재명에게 비판 쏟아져
성남FC 등 형사 의혹도 남아있어… 당권 도전에 험로 예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국회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상황실을 나서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을 향한 책임론이 당 안팎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텃밭을 제외한 지방 권력 대부분을 국민의힘에 내주면서 '혼자 살아남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위원장이 연고 없는 계양을에 출마를 선언한 것은 지난달 7일이다. '명분 없는 출마'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그는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탤 것"이라며 '정면 돌파'를 택했다.

1일 치러진 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 이 위원장은 인천 계양을에서 55.24%(4만 4289표)를 득표해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44.75%·3만 5886표)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 위원장은 원내 진입에 성공했지만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개 시도를 국민의힘 후보에 내주며 대패했다.

그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오는 8월 예정된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을 거머쥔 후 차기 대권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2012년 대선에서 패했으나, 2015년 당 대표 당선으로 당내 기반을 다진 뒤 2017년 대선에 재도전해 승리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 이 위원장에게 지선 패배 책임을 묻는 움직임이 표면화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은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두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런 과정을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했다. 그런 방식으로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며 이 위원장을 겨냥했다.

당내 3선 중진인 이원욱 의원은 "상처 뿐인 영광"이라고,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며 비판 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쇄신은 책임 큰 사람들이 물러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밝히며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것도 차기 행보의 걸림돌로 언급된다. 이 위원장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배우자 김혜경씨의 경기도청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다. 김해영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1일 SBS 선거방송에 출연해 "제기되는 의혹들이 해소 된 후 당 대표에 출마하는 것이 작게는 민주당을, 크게는 대한민국을 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선이 확정된 뒤 이 위원장은 "많이 부족했다. 더 혁신하고 더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과 엄중한 경고를 겸허히 잘 받들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윤진 인턴기자 yjn2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편집국 김윤진 인턴기자 yjn2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