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1위 전기차 EV6, 생산거점 늘린다…연내 병행생산 검토

유럽 등 국내외 주문 몰려
화성2공장 병행생산 검토
올 연말 내년초부터 양산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기아가 전용전기차 EV6 생산공장을 확대하기로 했다. 국내는 물론 유럽 각국에서 주문이 몰리면서 현재 생산능력으로는 수요를 맞추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께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정상화돼 생산량을 늘릴 여건이 마련될 경우 시장 수요에 재빨리 대응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화성공장 노동조합 측에 3공장에서 생산 중인 EV6를 2공장에서 병행생산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오는 10월까지 병행생산을 위한 공사를 하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는 양산에 들어가야 한다고 알렸다. 생산라인 인력투입이나 물량배정은 노사 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

병행생산은 해당 공장 혹은 라인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아니더라도 함께 생산하는 방식을 뜻한다. 통상 완성차 공정은 각 모델별로 개별적인 라인을 두고 최종조립 등을 거치는 게 일반적이다. 비용절감이나 단위 생산성 측면에선 한 라인당 한 모델이 효율적이나 시장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공장별 물량을 나누는 병행생산이나 한 라인 내에서 다양한 차종을 하는 혼류생산은 그때 그때 시장 수요에 맞춰 대처하는 게 가능하다.

기아 화성공장 전경<사진제공:현대차그룹>

회사에 따르면 현재 EV6는 화성 3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3공장은 이와 함께 세단 K5·K8 등을 만든다. 1공장에선 소형세단 K3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모하비를, 2공장은 K3와 소형SUV 니로 등이 생산된다. 화성공장 연간 생산능력은 각 공장별로 18만~19만대 정도로 총 56만대 정도다. 지난해에는 50만대가량 생산했다. 부품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실제 생산능력에 비해 다소 처졌다.

EV6는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전기차 전용플랫폼(E-GMP)을 적용한 모델로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다. 한발 앞서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5와 일부 제원은 다르지만 뼈대를 같이 하는 형제차다. 국내에선 아이오닉5가 조금 더 많이 팔리지만 수출물량은 EV6가 더 많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EV6는 1만6341대가 수출돼 아이오닉5(1만2423대)를 앞선다. 국내서 생산하는 전기차로는 최다 수출실적이다. 특히 전기차 수요가 많은 유럽에선 지난해 하반기 공개된 후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는 등 상품성을 인정받는 한편 판매실적도 쏠쏠하다.

'최단 충전시간으로 미국을 횡단한 전기차'로 기네스북에 오른 기아 EV6<사진제공:기아 미국법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다만 국내와 마찬가지로 생산차질이 길어지면서 밀려드는 주문을 제때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 연말까지 생산량이 3만대, 올해 들어선 1분기 2만대가량 생산했다. 한 달에 6000~7000대꼴이다. 글로벌 완성차업계 발목을 잡고 있는 반도체 대란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께 풀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번에 병행생산을 준비하는 건 부품수급이 원활해질 경우 즉시 생산량을 늘릴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노조에선 "3공장에서 특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2공장) 병행생산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선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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