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취준생입니다' 채용시장 '훈풍'이지만 20·30 '한숨'

올해 고용시장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하거나 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
2022년 1~2월 취업자 수 작년 동 시기보다 200만명 이상 늘어
취업준비생들 "아직 체감 못해…기업 채용 방식 불만 있어"
전문가 "기업, 채용 기준·방식 명확하게 밝혀야"

청년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강우석 인턴기자] "솔직히 아직 한숨만 나오죠." ,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채용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신규 채용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어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의 한숨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채용연계형 인턴십 제도 등 소위 아슬아슬한 턱걸이 취업을 하는 상황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22일 국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302개사를 대상으로 '2022년 기업의 채용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79.8%가 올해 고용시장 전망에 대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거나 더 늘어날 것으로 답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응답한 곳은 69.2%였고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 곳은 10.6%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줄어든 고용 수준이 유지되거나(15.9%), 더 줄어들 것(4.3%)이라는 응답은 20.2%에 그쳤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2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각각 104만명이 늘었다. 올해 1월 취업자 수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14만명이 늘어 2개월 연속 100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기업의 일자리 마련을 독려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21일 경제6단체(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들을 만나 "(저는) 자유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을 강하게 갖고 있다"며 "정부는 인프라를 만들어 뒤에서 (기업을) 도와드리고 기업이 앞장서서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일자리를 만들어내면서 투자도 하는 등 기업이 커 가는 것이 나라가 커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취업 훈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취업준비생들은 정작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하지만 이렇게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달 29일 내놓은 '2022년 신규 채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신규 채용을 하겠다는 기업 중에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는 곳은 30.6%에 불과하다.

59.6%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 규모를 밝혔고, 심지어 축소한다는 기업도 9.8%나 됐다. 결국 올해 신규 채용기업이 늘어나더라도 결원 충원 수준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실제 채용이 늘어났는지 직접 체감을 못하겠다는 반응도 있다. 대학을 다니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조모씨(26)는 "채용이 늘고 실제 취업자 수도 늘었다는 통계가 있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체감이 안된다"며 "그저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채용 방식에 불만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20대 취준생 A씨는 채용연계형 인턴십 제도에 대해 날선 비판을 내놓았다. 채용연계형 인턴십 제도란 우선 인턴으로 채용한 뒤 근무 평가를 통해서 정규직 채용을 결정하는 채용방식이다.

A씨는 "채용연계형 인턴십 제도는 취준생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제도"라며 "채용사 입장에서는 유리하지만, 취준생은 채용되지 않을 시를 대비한 차선책과 현재 삶을 부양하는 아르바이트 등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도 직접 채용연계형 인턴십 과정에 참여를 해봤지만, 인턴 과정에서 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굉장히 심하다"며 "(채용연계형 인턴십은) 한마디로 이기적인 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들이 채용 방식을 잇따라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고 경력직을 선호하는 데에 대한 불만도 크다. 또 다른 취준생 B씨는 "최근 부쩍 수시 채용이 많아졌다. 아무래도 취업문이 더욱 좁아졌다고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며 "또 요즘은 스펙이 모두 상향평준화된 상태라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 같다. 모두가 경력직을 선호하니 경력을 쌓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뭔가 한계가 느껴지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는 기업들이 채용 기준을 좀 더 명확하게 밝혀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기업들이) 표준화된 시험이 아닌 상시 채용을 하고 있다. 이는 준비하는 청년들 입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라며 "이 불확실성 때문에 (청년들의) 취업 준비 비용이 올라가는 상황이 발생하니 청년들이 답답함과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업들이 예측 가능하게 채용 기준이라든가 절차라든가 하는 부분들을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며 "(예컨대) 어떤 인재를 선발하려고 하는지 어떤 인재상을 원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뭘 갖춰야 하는지 이런 것들을 최대한 명확하게 기업에서 밝혀주는 것이 (청년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강우석 인턴기자 beedolll9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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