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월1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자녀 입시비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대선 패배 이후 다시 '조국 사태'를 반성하는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여권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채이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16일 오전 광주 서구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탄핵과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초기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인사실패, 내로남불, 불공정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잃은 것을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면서 "그 가장 큰 계기가 조국 사태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를 반성하고 사과할 기회가 있었다"며 "지난 1월 정경심 교수의 대법원판결이 있었을 때 청와대와 민주당은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내로남불하지 않는 민주당이 되겠다. 사법적 판단이 끝난 사안을 두고도 검찰의 먼지털이식 수사를 탓하며 비겁한 태도를 보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나는 꼼수다' 출신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성상납'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 이사장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나한테 전가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책임론'은 아마 지방선거에서 지고 난 다음에도 나오고, 22대 총선, 21대 대선에서도 나올지 모르겠다"며 "'조국 책임론'이 맞다면 2020년 총선에서 대패해야 마땅하지 않나. 조국이 무엇을 했나. 출마를 했나. 입당이나 했나. 조용히 재판만 받고 있지 않나. 왜 당과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을 3년 전 일로 끌어와 비수를 꽂나"고 했다.
이어 "그냥 이번 대선 패배의 책임을 나한테 전가해라"며 "성상납 발언 때문에 졌다고 해라"고 반발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또 황교익씨도 페이스북에 "'조국' 공격으로 그들이 승점을 얻었을 수는 있다. 그들의 승리가 '조국' 공격 덕일 수는 있는 거다. 그렇다고 '조국'을 버렸어야 했다는 말은 하지 말라"며 "조국이 지은 죄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조국도 사과를 했다. 그렇다고 조국의 죄가 멸문지화를 당해도 될 만큼 무거운 것이라고는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국'을 버렸으면 이겼을 거라는 말이 아예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는 못 하겠다. 민주당이 '조국'을 버리면 나는 민주당을 버리겠다"며 "최소한의 동지 의식도 없는 정당을 어떻게 믿나"고 했다.
한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 대변인을 맡았던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승전 조국 탓하는 정치인들은 도대체 얼마나 깨끗한 삶을 살아왔는지 궁금하다"며 "복잡하게 얽힌 현실 문제와 스스로의 부족함을 성찰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건 잘 알지만 틈만 나면 조국 탓하는 걸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조국 일가와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살아남을 사람이 과연 어디 있을까. 가만 보면 남의 인생이라고 말은 참 쉽게 하는 거 같다"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