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28개 해체계획 승인한 정부…탈원전 ‘속도’

원안위, '원전 예비해체계획서' 최종 승인
해체 비용은 1호기당 7515억원 추정
산하 재단 이사장에 '탈원전 인사' 임명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정부가 국내에 건설·운영 중인 원자력발전소 28개에 대한 예비해체계획서를 승인하는 등 탈원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전날 ‘제153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열고 안건 4개를 심의·의결했다. 원안위가 최종 승인한 안건 중 하나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건설 또는 운영 중인 발전용원자로 및 관계시설 예비해체계획서 승인안’이다. 고리, 월성, 한울 원전 등 국내에 건설·운영 중인 원전 28개의 해체 계획이 담겼다.

앞서 정부는 2016년 말 발표한 ‘제2차 원자력안전종합계획’을 통해 한수원 등의 원전 예비해체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2017년 영구정지된 고리1호기를 기점으로 국내 원전 해체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한수원은 2017년 건설·운영 중인 원전 28개에 대한 예비해체계획서를 원안위에 제출했다. 예비해체계획서에는 해체 전략과 방법은 물론 해체 사업을 수행할 조직·인력, 해체 비용 확보 방안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예비해체계획서를 지난해 2월까지 사전 심의했다. 원안위는 지난해 8월부터 5차례에 걸쳐 예비해체계획서를 검토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한 예비해체계획서 대상 국내 원전 28개. [사진제공 =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전 해체에는 21조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될 전망이다. 원안위에 따르면 국내 표준형 원전 해체 비용은 1호기당 7515억원으로 추정된다. 한수원이 제출한 예비해체계획서 대상이 원전 28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21조420억원 규모의 해체 비용이 필요한 셈이다.

원안위의 이번 결정으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가 힘을 얻을 전망이다. 사실상 국내 모든 원전에 대한 해체 방안이 구체적으로 담긴 예비해체계획서가 최종 승인된 만큼 원전 해체작업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안위는 고리1호기 해체 심사도 재개할 계획이다. 고리1호기 해체 심사는 지난해 9월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한수원은 고리1호기 최종 해체계획서를 수정·보완했고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지난달 이 계획서에 대해 ‘적절’ 의견을 밝혔다.

김제남 신임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 [사진제공 = 연합뉴스]

한편 원안위 산하 원자력안전재단은 최근 ‘탈원전’ 인사인 김제남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신임 이사장은 시민단체인 녹색연합 사무처장을 지낸 대표적 탈원전 인사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대통령비서실 기후환경비서관을 거쳐 시민사회 수석비서관으로 승진한 후 지난해 5월 퇴임했다.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출신의 김혜정 원자력안전재단 전 이사장도 김 이사장과 같이 탈원전 인사로 꼽힌다.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을 탈원전 인사가 잇따라 맡게 된 셈이다. 일각에서 이번 인사를 두고 재단 특성을 감안하지 못한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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