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 낸 게임업계, 게임 산업은 '깜깜'

크래프톤·위메이드 등 역대급 실적에도
게임부문은 부진
미국·유럽 '포스트 팬데믹' 전환 검토
해외 매출 타격 우려
올해 게임 수요 줄어들 듯…신사업으로 반등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국내 게임업계 전망이 어둡다. 지난해 일부 게임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본업인 게임 사업이 정체하거나 부진한 경우가 상당수였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에서 ‘포스트 팬데믹(팬데믹 이후)’의 삶으로의 전환을 검토하며 게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전망이 나오면서다.

역대 최대 실적, 시장은 ‘싸늘’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등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주가가 급락하며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2.9% 증가한 1조8863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3% 감소한 6396억원을 기록했지만 주식 무상증여 비용을 빼면 2년 연속 7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위메이드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5610억원, 영업이익 3260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34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년만에 흑자 전환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조 클럽’에 진입하는 성과를 냈다.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매출은 1조125억원, 영업이익은 114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4%, 72% 증가했다.

숫자는 역대급이지만 내용은 좋지 않다. 지난해 4분기부터 본업인 게임부문의 실적이 부진하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3.6%나 감소했다. 신작 ‘뉴스테이트’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4분기 게임 오딘의 출시 효과가 사라지며 전분기 대비 매출이 51% 감소하기도 했다.

위메이드의 경우 ‘깜짝실적’이지만 자체 암호화폐 위믹스 매각 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의 90%에 달한다. 본업인 게임 외 암호화폐 등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64%를 차지하는 등 알맹이 없는 실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며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이외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과 넷마블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모두 뒷걸음질치며 시장 기대치에 크게 밑돌았다.

미국·유럽 ‘포스트 팬데믹’

올해는 게임업계가 더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유럽 등 각국이 ‘포스트 팬데믹’ 전환을 검토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여행 조치 제한 등이 풀릴 거란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국내 게임사들의 해외 매출 비중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넷마블의 경우 지난해 4분기 해외매출 비중이 전 분기보다 8%포인트 늘어난 78%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위메이드 역시 국내에서 제한되는 ‘P2E(돈 버는 게임)’에 집중하며 지난해 4분기 해외 시장 매출이 총 매출의 93%를 차지했다. 크래프톤은 전체 매출의 94%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이 커질수록 ‘포스트 팬데믹’ 전환으로의 매출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게임업계는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신사업으로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은 올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확장 가상세계)를 테마로 한 신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우선 6종의 블록체인 게임 신작을 출시한다. 크래프톤은 새로운 제작 프로그램 ‘더 포텐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딥러닝 △웹 3.0 △NFT △가상현실(VR) 등 신사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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