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증권, 예탁금이용료 인하…'5% 가입유치는 생색내기'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카카오페이증권이 계좌잔액에 대한 수익률 '예탁금이용료'를 인하한다. 카카오페이증권이 타 증권사보다 높은 예탁금이용료를 지급하며 신규 고객 유치에 집중했기 때문에 인하 결정에 대한 고객들의 시선은 편하지 않은 듯하다. 결국 증권업 출범 당시 내세웠던 금리는 생색내기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카카오페이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는 오는 12월19일부터 종합계좌, 미니금고, 버킷리스트의 예탁금이용료를 현행 0.6%에서 0.3%로 인하한다. 인하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신규 계좌 개설 당시 예탁금이용료가 타 증권사보다 높아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인기가 많았다는 점에서 인색하다는 논란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한 개인 투자자는 "그나마 카카오페이증권이 다른 곳보다 조금 높아 이곳으로 계좌를 옮겼는데 인색한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증권업 출범 당시와 비교하면 계속 꾸준히 인하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증권업 진출 첫 행보로 '예탁금이용료'를 콕 찍어 연 5% 고금리를 내세웠다. 지난해 2월 증권사 출범을 기념해 카카오페이 사용자를 대상으로 '증권계좌 개설' 사전 신청을 받고, 카카오페이의 선불지급수단인 카카오페이머니를 증권계좌에 예탁하는 경우 예탁금이용료에 연 5%(세전) 이자를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다만 연 5% 적용에는 '5월31일까지'라는 기간제한과 '최고 100만원까지'라는 금액제한 조건을 달았다.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는 연 1.10% 적용을 내걸었다. 그러나 이후 예탁금이용료를 인하하면서 0.5%~0.6% 수준으로 낮아졌다.

한편 국내 증권사들의 예탁금이용료는 지속해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탁금이용료는 증권사가 고객이 예치한 자금을 활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이용료다. 이용료율은 증권사 자율로 정할 수 있는데, 고객 유치 차원의 주식 거래수수료 무료가 보편화되자 증권사들은 예탁금이용료를 높이는 전략을 취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국은행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둔화에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낮추자 증권사들도 예탁금이용료를 인하하기 시작했다. KB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이 금리인하 직후 예탁금이용료를 낮췄고, 같은해 5월 들어서는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도 0.1% 수준으로 낮췄다. 미래에셋대우는 외화 예탁금에 적용했던 이용료율을 0.35%에서 0.1%로 낮췄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당시 예탁금이용료 상향은 거의 없었고, 금리 인상폭에 맞춰 적용한 증권사도 손에 꼽았는데, 기준금리를 낮추자 대부분의 증권사가 예탁금이용료율을 인하했다"며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이용료에 매우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44개 증권사의 올해 2분기 기준 투자자 예탁금이용료는 565억6542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942억580만원 대비 39.9%(376억4038만원) 감소한 규모다. 국내 증권사의 예탁금 평균 이용료율은 0.17%로 집계됐다. DB금융투자, KB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 등을 포함한 17개 증권사는 0.10%의 예탁금 이용료율을 고객에게 지급하고 있다. 삼성·메리츠·신영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이보다 조금 높은 0.20%의 예탁금이용료율을 기록했다. 이외 유안타증권(0.23%), 유진투자증권(0.25%), 케이프투자증권(0.40%)은 비교적 높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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