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아우(코스닥)'가 '형님(코스피)' 넘나…월간 거래대금 추월 징후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11월 들어 일일 기준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코스피 시장을 뛰어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대로라면 20년 만에 월간 기준 거래대금이 역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말로 갈수록 코스피보다 코스닥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그야말로 국내 증시 무대는 '아우의 반란'이 장악한 모습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월1일 코스닥 거대래금(10조9386억원)으로 코스피(9조4108억원)보다 앞서 시작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이 10조원 아래 머무를 때 코스닥은 11조원에서 14조원까지 치솟는 등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집계 가능한 거래일 기준 지난 16일부터 19까지 4거래일 연속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보다 많았다.

코스닥 시장은 늘 코스피 시장과 비교하면 '소외'되는 신세였다. 주식 열기가 정점에 달했던 올해 초에도 이 같은 특징은 뚜렷했다. 거래대금은 평균 10조원가량 차이가 났고 20조원까지도 벌어지기도 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자동차, 2차전지, 정보기술(IT)이 주도하는 코스피 대형주 투자를 선호해서다.

월간 단위로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제친 것은 2001년 10월이 마지막이다. 다만 지금처럼 코스닥 쏠림 현상이 이어진다면 올해가 가기 전 20년 만에 아우(코스닥)가 형님(코스피)의 벽을 넘어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높은 테마를 장착한 코스닥 중소형주의 인기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친환경, 게임 관련 종목들이 코스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영향"이라며 "코스피에는 현대차,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이 큰 무거운 업종들이 몰려 있어 관심이 코스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게임, 친환경, 바이오 기업 실적이 좋을 거란 전망도 코스닥 무게중심 이동을 재촉하는 요인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내년 실적에 대한 실적 추정치 조정으로 중형주 및 코스닥의 상대적 강세 분위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새로운 코스닥 지수 도입 등의 시장의 투자 환경 개선도 코스닥의 강세를 지속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신규 지수가 도입되면 코스닥 내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연기금, 투신 등의 매수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2월1일부터 '전환사채 발행에 대한 규제(리픽싱 규제)'가 시작되는 점도 주목 대상이다. 하 연구원은 "전환사채 발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코스닥과 코스닥 내 IT와 건강관리 업종 리스크가 해소될 것으로 보여 우세한 흐름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일 반도체 바닥론이 형성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집중 순매수가 이뤄진 현상의 지속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반도체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바닥론 무게가 모아지고 있는 자동차 업종에도 매수세가 유입된다면 연내 월간 기준으로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뛰어넘기는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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