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지방선거 여당 압승...마두로 '아름다운 승리'

23개주 중 20개주서 승리...야당은 분열 속 참패
부정선거 의혹도 지속...EU·유엔 참관단 보고서 곧 발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베네수엘라 지방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이 압승을 거뒀다. 마두로 대통령의 장기집권에 저항하고 있는 야당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야당을 중심으로 부정선거 의혹이 또다시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유엔 등 외부에서 파견된 참관단이 감시결과를 곧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정선거 정황이 드러날 경우, 국제사회의 압박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베네수엘라 지방선거 개표 결과 PSUV는 전체 베네수엘라 내 23개 주 가운데 20개 주에서 주지사를 배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베네수엘라 국가선거위원회가 발표한 개표 90% 현황에 따르면 여당은 20개 주와 수도 카라카스에서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반면 야당은 기대와 달리 지난 2017년 지방선거 때보다도 1명이 적은 3명의 주지사를 당선시키는 데 그쳤다.

마두로 대통령은 개표결과에 대해 "아름다운 승리이자 수확"이라고 자축하며 "모든 베네수엘라 국민이 선거 결과를 존중하고 새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는 마두로 정권과 대립해온 야권이 4년만에 동참한 선거였다. 야권은 여당이 승리한 2017년 지방선거 결과에 의혹을 제기했고, 이후 공정한 선거가 불가능하다며 2018년 대선과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보이콧한 바 있다.

이번 투표는 보이콧 전략의 한계에 대한 문제의식 속에 이번 선거엔 동참을 결정했지만, 야당 내 분열 문제로 여당에 크게 밀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투표율도 41.8%로 낮아 여당에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미국 등으로부터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있는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의 리더십도 크게 흔들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정선거 의혹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앞서 야권 유력 정치인 엔리케 카프릴레스 전 미란다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마두로와 집권당이 선거법원(CNE)에 유권자들이 오지 않아도 투표소를 닫지 말라고 지시했다. 존재하지 않는 표를 넣으려는 것"이라고 항의한 바 있다.

한편 투표감시를 위해 EU와 유엔, 중남미선거전문가위원회(CEELA), 미 카터센터 등에서 파견된 약 300명의 참관단이 23일 1차 보고서를 낼 계획으로 알려졌다. 참관단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거나 정황을 제시할 경우 마두로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