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 해결에 기부해 달라' UN 호소에…머스크 '회계 공개하라'

"기아 해결책 설명할 수 있다면 기부할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세계연합(UN) 소속 세계식량계획(WFP) 측이 '일론 머스크의 재산 2%만 있으면 국제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로 기부를 촉구하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근거를 대면 지금 당장 테슬라 주식을 팔겠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WFP가 어떻게 60억달러(약 7조원)로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정확히 설명할 수 있다면 기부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대신 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대중이 정확히 볼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기부금 지출 내역 등 회계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머스크 CEO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달 26일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이 미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글로벌 억만장자들을 향해 기부를 호소한 뒤 나온 것이다. 당시 비즐리 사무총장은 세계 1, 2위 부자인 머스크 EO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이제 나서 달라. 60억 달러면 세계의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WFP는 지난 1961년 이탈리아 로마에 설립된 UN 산하 기구로, 개발도상국 및 빈민층의 식량 원조와 국제 식량 안보를 담당한다. WFP는 이미 선진국들로부터 수십억달러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지난해 WFP의 누적 모금액은 약 84억달러(약 9조9000억원)였다.

세계식량계획(WFP) 로고. 지난 1967년 이탈리아 로마에 설립된 WFP는 국제 빈곤층 식량 지원 및 식량 안보를 담당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비즐리 사무총장은 "지난해 모금액으로 1억1500만명을 위한 식량 지원 비용을 충당했지만, 코로나19, 분쟁 및 기후 위기로 인해 기존 자금 외에 60억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회계 내역을 투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한 머스크 CEO의 트윗에도 직접 답글을 달아 기부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당장 다음 비행기로 당신(머스크 CEO)에게 갈 수 있다. 만약 제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면 쫓아내라"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비즐리 사무총장의 트윗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머스크 CEO가 기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워렌 버핏 등 미국의 대표적 억만장자들이 거액의 기부 활동을 펼치는 것에 반해 머스크 CEO는 별다른 기부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CNBC 등 일부 미국 매체들은 "다른 부자들이 머스크처럼 기부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높은 자산 순위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머스크 CEO의 인색함을 꼬집기도 했다.

그러나 머스크 CEO는 '기부로는 빈곤을 퇴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자신의 트위터에 "비평적 피드백은 고맙게 생각한다. 현실에 실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기부로는 실질적인 변화를 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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