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진기자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30일(현지시간) 쿠웨이트가 레바논 각료의 예멘 내전 비판 발언에 반발해 자국 주재 레바논 대사에게 48시간 이내에 쿠웨이트를 떠나라고 추방령을 내렸다. 레바논 주재 자국 외교관도 전원 소환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외무부도 이날 레바논에 주재하는 모든 외교단을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또 자국민에게 레바논을 여행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이 같은 조치는 조지 코르다히 레바논 정보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예멘 내전을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침공이라고 비난한 데 따른 것이다.
코르다히 장관은 이 인터뷰에서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는 외부 침략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연합군으로 인해 예멘 사람들의 터전과 마을이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웨이트 외무부는 코르다히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수치스럽고 용납할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논란이 계속되자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30일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를 비롯한 이웃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며 진화에 나섰다.
코르다히 장관은 사우디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문제의 인터뷰가 장관 취임 약 한 달 전인 지난 8월 초 촬영됐으며, 당시 내각 구성원이 아닌 개인으로 의견을 낸 것이라며 해명했지만, 걸프 국가들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형국이다.
예멘 내전에서 아랍 연합군을 이끄는 사우디는 전날 자국 주재 레바논 대사를 추방하고 레바논산 물품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GCC 회원국인 바레인도 자국 주재 레바논 대사를 추방했다. 사우디, UAE, 쿠웨이트, 바레인은 모두 걸프협력회의(GCC·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 회원국이다.
이슬람 수니파 맹주 사우디가 이끄는 아랍 연합군은 2015년부터 예멘 내전에 개입해 시아파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 후티와 격전을 벌이고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