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폰이 고장나서…' 버스서 울려 퍼진 다급한 목소리의 정체

[아시아경제 권서영 기자] 부산 해운대에서 시내버스 안내 방송을 이용한 자녀 사칭 범죄 예방 음원이 송출돼 눈길을 끌었다.

29일 해운대경찰서는 경찰서를 경유하는 시내버스 노선 중 승·하차 승객이 많은 정류장을 중심으로 이른바 '메신저 피싱' 사례를 각색한 음원을 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음원은 버스 회사의 협조를 받아 도착지 안내 음성 뒤에 삽입됐으며, 총 6개 노선의 버스에서 하루에 약 1200차례에 걸쳐 제공되고 있다.

경찰서에 따르면 송출 중인 음원은 자녀가 휴대전화 고장으로 인해 전화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문자를 이용해 연락을 취해오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예컨대 "엄마, 나인데 폰이 고장 나서 이걸로 연락한다", "근데 엄마가 좀 해 줄 게 있다" 등의 말이 담긴 식이다.

이어 음원은 "잠깐, 혹시 속고 있진 않으냐"라며 "자녀 사칭 피싱 범죄, 일단 멈추고 확인하라. 예방할 수 있다"라는 내용을 들려준다. 승객이 음원의 내용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범죄에 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 음원은 자녀 사칭형 메신저 피싱과 정부 기관 등을 사칭하는 스미싱의 2가지 사례로 제작되어 오는 11월 29일까지 송출된다.

부산해운대경찰서가 제작한 자녀 사칭 사기 범죄 예방 영상. [사진 제공=부산경찰청]

경찰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자료를 수집·분석한 결과 지난해 가족과 지인 등을 사칭한 메신저 피싱 피해액은 전년보다 165.4% 증가했다. 이에 경찰 측은 "전체 피싱 범죄 피해자의 85.8%를 50대에서 60대가 차지하기 때문에 해당 연령대 승객이 많이 탑승하는 노선의 버스를 지정해 음성을 송출한다"라고 밝혔다.

권서영 기자 kwon192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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