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검찰 출석… 유동규와 대질 조사 가능성도(종합)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9시45분께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그는 대기하던 취재진에 "소동을 일으켜 매우 송구스럽다"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자신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라면서도 "제기된 여러 의혹은 의도적으로 편집한 녹취록 탓"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법적인 자금이 거래된 적이 없다"며 "검찰이 자금 입·출금 내역을 철저히 수사하면 현재 제기된 의혹의 많은 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언급한 녹취록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앞선 검찰 조사에서 제출한 것이다. 녹취록에는 김씨 측 로비 자금이 350억원에 이르고 성남시 의원들 등에게 수십억원을 건넸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씨 측은 "그동안 녹취록 내용이 투자자들간 이익 배분 과정에서 예상비용을 부풀려 주장한 것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해 왔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검사)은 이날 김씨를 상대로 이 같은 정관계 금품 로비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권순일 전 대법관을 방문해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법원 선고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법부가 그렇게 호사가들이 추측하고 짜깁기하는 생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다"라며 "재판 관련 얘기는 얼토당토않다"고 했다. 김씨는 방문 이유에 대해서는 "권 전 대법관이 동향 선배로, 다른 부분 인수하기 위해 많은 자문 구했다"며 "그 부분이 오해되고 곡해됐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작년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되기 직전과 대법원 무죄 선고 이튿날에도 권 전 대법관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야당을 중심으로 '재판 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권 전 대법관이 퇴임 후에는 화천대유 법률 고문료로 월 1500만원을 건넸다. 수사팀은 이 고문료가 이 지사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 여부와 관련성 또는 대가성이 있는지 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도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김씨는 곽상도 의원의 아들 병채 씨에게 퇴직금 50억원을 지급한 부분도 "저희 일을 하면서 재해를 입었다"며 "회사의 상여금, 퇴직금 분배 구조와 틀 속에서 정상적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게 정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선 "좀 더 고민 을 하고 생각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앞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혜택을 받는 대가로 개발 이익의 25%를 주기로 약정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후 대장동 개발 수익이 예상보다 커지자 김씨가 유 전 본부장 측에 700억원을 주기로 하고 실제로 올해 초 5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에 해당 5억원을 뇌물로 적시한 바 있다.

수사팀은 김씨 측에서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유 전 본부장을 구속한 만큼 뇌물공여자 측인 김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수사팀은 이날 구치소에 수감 중인 유 전 본부장도 오전부터 불러 조사 중이다. 필요에 따라 두 사람 간 대질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씨가 화천대유에서 빌려간 473억원의 용처도 조사 대상이다. 김씨에 대한 조사는 이날 늦은 오후까지 어어질 전망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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