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국가에 많이 공급 못 돼 슬프다'던 모더나…저소득국에 더 비싸게 팔아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 "모더나 백신이 가난한 나라 사람들에게 많이 공급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슬픈 마음"

접종 위해 준비된 모더나 백신.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소영 기자]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저소득국에 대한 백신 공급을 소홀히하면서도 그마저도 비싼 값에 팔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출하 현황을 추적하는 데이터 업체인 에어피니티를 인용해 이같이 주장했다.

NYT는 세계은행이 저소득국으로 분류한 국가들에 존슨앤존슨은 2500만회분, 화이자는 840만회분의 백신을 수출했지만, 그에 비해 모더나는 90만회분만 보냈다고 지적했다. 특히 모더나와 개별 구매 계약 정보가 공개된 23개국 중 저소득국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모더나가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 코백스(COVAX)에 올해 안에 최대 3400만회분의 백신을 공급하는데 합의했지만, 미국 정부가 기부한 것을 제외하고 모더나가 직접 보낸 것은 아직 단 1회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모더나는 부자나라에 더 싼 값으로 백신을 공급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낸 1회분 가격은 15∼16.50달러였고 유럽연합은 22.6∼25.5달러였지만 보츠와나, 태국, 콜롬비아는 27∼30달러를 냈다. 그마저도 콜롬비아는 6월초에 예정됐던 백신을 8월에 받았으며, 8월부터 시작한다던 보츠와나 수출분은 아직 하나도 도착하지 않았고 태국은 내년에나 백신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의료진 등 시위대가 코로나19 사망자를 상징하는 사람의 뼈 무더기 모형을 든 채 제약사 모더나의 최고경영자(CEO) 스테판 방셀의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특히 NYT는 모더나가 지난해 백신 연구와 임상시험 과정에서 연방정부로부터 13억 달러(약 1조5천억원)의 거액과 미 국립보건원(NIH) 소속 과학자들의 지원을 받았음에도 정부의 글로벌 백신 공급 노력을 외면하는 데에 실망감이 크다고 강조했다. 2019년 6000만 달러(약 7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수입이 140억 달러(약 16조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톰 프리든 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NYT에 "그들(모더나)은 투자 수익 극대화 외에는 아무런 책임이 전혀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각계의 비판이 이어지자 모더나는 백신 생산량을 늘려 내년에는 저소득 국가에 10억 회분을 공급하고, 아프리카에 백신 공장을 세우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NYT와 인터뷰에서 "모더나 백신이 가난한 나라 사람들에게 많이 공급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슬픈 마음"이라면서도 회사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유감을 표했다.

김소영 기자 sozero81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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