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김헌동 SH 사장 집착한 이유 뭘까?

오 시장, 2차 면접서 탈락한 김헌동 전 경실련 본부장 3차까지 밀어붙여 사장 후보 1순위로 끌어올린 것은 김 전 본부장 '토지임대부' 분양 통해 자신의 부동산 브랜드 만들어 차차기 대권 행보 자산 만들려는 의도 풀이돼 주목

오세훈 서울시장

김헌동 전 경실련 본부장 (자료출처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오세훈 시장은 왜 김헌동 전 경실련 본부장에 집착하는가.

오 시장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후보로 2차 면접에서 탈락한 김헌동 전 본부장을 또 다시 지원하도록 해 3차 면접을 1위로 통과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질문이 제기 되고 있다.

오 시장은 김현아 전 SH 사장 후보가 탈락하면서 후임으로 김 전 본부장에게 지원하도록 한 사실이 서울시의회 발언 등을 통해 드러났다.

특히 오 시장과 김 전 본부장간 관계는 매우 끈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오 시장이 2차 면접 때 후보 4명 중 꼴지 한 김 전 본부장에 집착한 이유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서울시는 다음주 중 서울시의회에 김 전 본부장을 SH 사장 후보로 추천할 것으로 보여 조만간 김헌동 SH 사장 체제가 출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가 청문회를 통해 다른 의견을 내더라도 오 시장이 김 전 본부장을 SH 사장에 임명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 시장은 왜 쌍용건설 부장을 마치고 경실련에 들어와 평생을 부동산 관련 시민운동가로 살아온 김 전 본부장에 이처럼 집착할까.

김 전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의 현실을 무시한 ‘수요 억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폭등을 누구보다 비판해온 점이 오 시장 눈에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시장 경제 위주 부동산 정책 중심의 공급 확대를 통한 부동산 시장 안정에 무게를 둔 철학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본부장은 그동안 SH가 분양 중심의 정책을 펼쳐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기면서 정작 서민들의 부동산 부담을 줄이는 것을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김 전 본부장은 SH 사장이 될 경우 ‘토지임대부’ 분양을 실천해 강남에서도 30평형대 아파트를 3억원 정도에 분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김 전 본부장의 토지임대부 분양을 통해 강남에서 30평형대(토지는 SH 소유, 건물만 평당 1000만원 정도에 분양) 아파트를 3억원대로 분양할 수 있으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에 30평형대 아파트를 3억원대에 분양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엄청난 분양 경쟁률이 예상된다. 굳이 땅은 내 것이 아니라도 강남에 살 집을 갖게 된다는 것 만으로도 서울 중산층의 로망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천정부지로 오른 강남 등 서울 집값 안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김 전 본부장이 SH 사장이 돼 강남지역에 시범 단지를 조성할 경우 곧 바로 오세훈의 부동산정책의 모델이 돼 오 시장은 향후 정치적인 행보에도 큰 자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오 시장이 차차기 대권 가도에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2일 기자와 통화에서 “오 시장이 김 전 본부장을 왜 저렇게 집착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아마 토지 임대부 분양 등을 통해 본인의 부동산 브랜드를 만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한편 오 시장은 박근혜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 비판을 받고 있는 세종문화회관 사장에 안호상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장을 임명하는 등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회의 거센 반발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밀어붙이고 있다.

오 시장은 어차피 내년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서울시의회 반발을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마이웨이’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 시장은 서울시 산하기관 사장들을 임명할 경우 본인이 직접 만나 통보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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