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선릉역 참사' 없도록…라이더 '급발진·급커브' 데이터 수집

안전보건公, 실시간 점검 빅데이터 수집 시범사업
한양대와 '안전배달시간 산출시스템' 개발…하반기 공개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도로에서 화물차에 치어 숨진 플랫폼 배달라이더를 위한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지역 전문 배달업체 A사 소속인 김씨는 지난 6월 금요일 저녁 아찔한 경험을 했다. 주문이 몰리는 바람에 '20분 뒤 픽업하라'는 자동 배정 알림 두 개가 동시에 떴는데 음식점 간 거리가 멀어 어디부터 가야할지 당혹스러웠다. 목표 시간은 줄어만 갔다. 결국 오토바이의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

#배달 플랫폼 B사에 가입한 박씨는 한 번에 음식 하나만 배달하지만 신호에 걸릴 때마다 속이 타들어간다. 고객에게만 도착 예상 시간 등이 제시되고 박씨에겐 달랑 주소만 표시되기 때문이다. 박씨는 예상 시간보다 늦어져 소위 '역따봉'(낮은 평점)을 받으면 향후 물량 배정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걱정했다.

배달기사가 트력에 깔려 숨진 '선릉역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위험한 배달 실태를 파악하고 안전한 배달 시간을 산출하는 '이륜차 실시간 모니터링 사업'을 시범 시행한다고 안전보건공단이 26일 밝혔다. 서울, 경기, 인천, 부산, 광주 등 5개 지역의 배달업 종사자 100명 이상의 이륜차에 약 4개월간 LTE 통신 모듈이 부착된 사물인터넷(IoT) 장비를 설치해 기초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한다.

특히 이륜차가 직진·회전할 때의 속도 변화 정보 등을 수집해 위험한 움직임을 관찰한다. 이렇게 모은 데이터로 한양대와 함께 운행 정보, 실시간 교통량, 날씨 등을 분석해 하반기에 '안전 배달 시간 산출시스템'을 개발해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시스템은 사고 위험·다발 구역을 설정하는 등 안전 운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실시간 안전 배달 시간을 계산해 길을 찾는 기능을 한다.

이문도 공단 미래전문기술원장은 "코로나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배달 수요 및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며 "공단이 새로운 재해예방 사업체계를 기획·보급해 이륜차 배달 사망사고를 점차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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