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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요일日문화] "스테이 위드 미~" 뉴진스도 주목한 日 시티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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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포크송 유행 맞서 탄생
고도성장기 日 도시 이미지 담아
버블 붕괴 후 잊혀졌다 SNS로 부활
해외에서 주목

"스테이 위드 미, 마요나카노 도아오 타다키~(Stay with me, ?夜中のドアをたたき)"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티팝 붐이 일고 있습니다. 가지 말라며 한밤중에 문을 두드리는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마츠바라 미키의 '스테이 위드 미'부터, 타케우치 마리야의 '플라스틱 러브' 등 쇼와시대 향수를 자극하는 노래들이 흘러나오죠. 학창 시절에는 시티팝보다는 엑스재팬부터 킨키키즈, 아라시, 엠플로 등 말 그대로 동시대 제이팝을 더 많이 들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그 전 세대의 시티팝이 확 뜨게 됐죠. 몽환적인 멜로디에 아련한 느낌을 주는 시티팝의 부흥에 일본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일본의 시티팝, 어떻게 시작됐고 왜 다시 부흥기를 맞게 됐는지를 소개합니다.


[日요일日문화] "스테이 위드 미~" 뉴진스도 주목한 日 시티팝 이야기 마츠바라 미키의 '스테이 윗 미' 앨범 자켓.(사진출처=마츠바라 미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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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등장…비주류 음악으로 시작

시티팝은 1970년대에 시작해 1980년대까지 흥행한 음악 장르입니다. '플라스틱 러브'를 부른 타케우치 마리야부터 마츠다 세이코, 나카모리 아키나 등 전설적인 가수들도 이 시기 등장하게 되죠. 원래 1970년대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던 음악은 포크송이었습니다. 당시 학생운동이 활발할 시기라 반전과 평화에 대한 마음을 담은 노래들이 젊은이들에게 사랑받았었는데요.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의 포크송과는 다른 음악을 해보고 싶다"라는 아티스트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이들은 포크송 대신 미국 팝 음악의 영향을 받아 도시적이고 세련된 사운드를 고안해냈고, 이것이 시티팝의 탄생입니다. 서양의 펑크, 디스코, 리듬 앤드 블루스 등의 장르와 일본 특유의 음악 감성이 결합해 만들어진 독자적인 장르죠.


[日요일日문화] "스테이 위드 미~" 뉴진스도 주목한 日 시티팝 이야기

시티팝이 등장한 시기는 일본이 버블경제로 호황을 맞이하던 시기와 맞물립니다. 도쿄의 밤을 장식하는 디스코텍의 꺼지지 않는 불빛, 거리에 가득 찬 사람들 등 찬란한 도시의 이미지, 그리고 사람들이 빠져나간 뒤 대비되는 공허한 이미지를 모두 아우르고 있죠. 이것이 시티팝 특유의 감성을 자아내게 됩니다.


그러나 이후에는 일본에서도 아이돌 그룹들이 등장하고 대중음악이 부흥하게 되는데요. 잠시 잊혔던 시티팝은 갑자기 2010년대 말부터 다시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그것도 일본이 아니라 해외에서요.


유튜브 알고리즘 타고 전파…해외가 주목한 시티팝

2000년대 컴퓨터 좀 다뤘던 분들이면 아시겠지만, 당시에는 골드웨이브 등을 사용해서 음악의 마디를 잘라 붙이는 합성이 유행이었는데요. 이런 느낌으로 2000년대 이후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베이퍼웨이브'라는 새로운 음악 장르가 탄생합니다. 베이퍼웨이브는 1980년대의 호시절 등 잊힌 것에 대한 향수, 그리고 당시 대량 소비 사회에 대한 반향으로 시작됐는데요. 이를 잘 보여주는 것들이 일본 경제 황금기 시절 세계로 뻗어나갔던 브랜드인 소니, 도요타 등의 브랜드였겠죠. 그래서 이들은 유튜브 등에서 많이 재생된 1980년대 시티팝 마디를 잘라 반복시켜 비슷하지만 새로운 노래를 만들게 되는데요.


여기서 타케우치 마리야의 플라스틱 러브, 그리고 배경 화면으로 일본의 고전 애니메이션 '달의 요정 세일러문'을 입힌 영상이 큰 주목을 받게 됩니다. 여기에 SNS가 급성장하게 되면서 이러한 하위문화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게 되죠.


[日요일日문화] "스테이 위드 미~" 뉴진스도 주목한 日 시티팝 이야기

과거의 향수에 MZ세대가 움직였다

특히 시티팝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합니다. 시티팝이 지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감성을 가지고 있고, 닿을 수 없는 과거 시대에 대한 궁금증과 향수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라는데요. 최근 2000년대 초반 Y2K가 다시 떠오르는 것도 그렇고, MZ들이 유년 시절 경험한 과거의 영광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들이 주목을 받게 된 셈이죠.


음악평론가인 시바사키 유지씨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1980년대 일본 문화는 1970년대에 비해 공허한 시기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시티팝으로 인해 새롭게 해석되면서 인기를 다시 끌게 됐다"고 분석했는데요.



무엇보다 예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시티팝이 일본이 아니라 해외에서 다시 각광받게 돼 일본으로 역수출됐다는 점이 참 신기합니다. 당장 지금 주목받지 못한 것이라도 언제 어디서든 다른 누구의 마음을 울리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은 큰 위안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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