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민주노총 탈퇴하자'…건보공단 노조 MZ-기성세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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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이춘희 기자] 고객센터(콜센터) 직원 직접 고용 문제를 놓고 ‘노노(勞勞) 갈등’을 빚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신입사원 등 젊은 직원들 1499명이 민주노총 탈퇴를 주요 안건으로 임시총회 소집을 요청했다가 반려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들은 고객센터 직고용에 결사 반대하면서 기존 건보 노동조합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을 주장하고 있어 노노갈등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2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보 젊은 직원(MZ세대) 1499명은 내달 7일 조합원 총회가 예정된 가운데 민주노총 탈퇴와 기존 노조 위원장 및 집행부 불신임을 주요 안건으로 임시총회 소집을 요청했다가 반려됐다.

건보공단 젊은 직원들은 지난 13일 임시총회 소집요청서를 제출하고, 주요 안건으로 ▲고객센터 직고용 등 고용전환방식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 ▲현 건보노조 위원장과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 찬반 투표 ▲건보 상급노조 단체인 민주노총 탈퇴 찬반 투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건보 노조 측은 지난 19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공정가치연대가 제출한 소집요청서가 총회안건 성립·소집요건에 맞지 않는다며 임시총회를 소집하지 않고 반려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건보 노조 측은 "민주노총을 탈퇴하려면 공공운수노조를 먼저 탈퇴해야 하는데 절차상 하자가 있다"면서 "규약·규정에 맞지 않는 빈번한 임시총회 소집요청과 관련해 위원장 입장을 노조게시판에 공지하고, 현장 소통을 위해 각 본부별 간담회를 조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Z세대가 주축이 돼 민주노총을 탈퇴하자는 움직임은 일단 임시총회 소집이 불발되면서 일단락됐지만 노노갈등은 세대갈등까지 더해져 더욱 격화될 조짐이다. 일부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제2노조 설립 움직임까지 제기되고 있다. 건보 젊은 직원들은 지난 6월 고객센터 직고용을 반대하며 ‘공정가치연대’를 구성하기도 했다. 공정연대가치연대 측은 "고객센터 직원 직영화는 공정성에 어긋난다"면서 "고객센터 직고용을 지지하는 민주노총에서 탈퇴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론도 적지 않다. 기존 노조 측은 "공정가치연대가 공정을 앞세우고 있지만 노조의 우선가치는 연대"라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익명성에 기대 활동하는 공정가치연대의 행동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한편 건보공단 고객센터는 건강보험 대국민 전화 문의·상담 서비스를 대행하는 곳으로 2006년 이후 민간기업 11개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노노갈등이 심화되자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이 사태 해결을 위해 지난 6월 단식에 돌입했고, 두 노조는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후 고객센터 노조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3차 파업에 나섰다.

건보공단 측은 "노조 및 고객센터 노조를 비롯해 공단대표와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민간위탁 사무논의협의체를 통해 고객센터 직고용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가 진행중"이라며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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