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우주 관광 막 올랐다…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첫 비행 성공(종합2보)

버진 갤러틱, 우주 관광 비행 첫 성공
우주선 VSS유니티 고도 86.1km 도달
4분 무중력 체험 뒤 지구로 귀한
"마법 같은 경험…누구나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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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영국의 괴짜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사상 첫 민간 우주 관광을 마치고 가슴에 우주비행사 휘장을 달았다. 우주여행 사업에 17년 동안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결과였다.

11일(현지시간) 브랜슨 회장은 버진갤럭틱의 우주비행선 ‘VSS유니티’를 타고 전인미답의 민간 우주 관광에 성공했다. 그는 비행을 마치고 착륙후에 비행선 밖으로 나오며 주먹을 쥔 손을 번쩍 들어 성공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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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슨 회장의 우주여행은 애초 오전 6시(미 서부 시간 기준)로 예정됐지만, 기후 사정으로 오전 7시30분에 시작됐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이륙장에 도착했다.

브랜슨 회장을 태운 우주 비행선 VSS유니티는 모선과 함께 이륙한 뒤 상공 14㎞까지 날아 올랐다. 이후 모선에서 분리된 우주선은 로켓을 점화, 음속의 3배로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로 인정하는 고도 86.1㎞에 도달했다. 우주에 도착하자 브랜슨 회장과 그의 동료들은 안전띠를 풀고 무중력 상태를 즐겼다. 그는 우주에서 어린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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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VSS유니티는 우주왕복선처럼 활강 비행을 통해 이륙 장소로 돌아왔다. 약 90분이라는 짧은 여정이었지만 인류의 우주 여행사에 길이 기억될 장면으로 각인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브랜슨 회장은 지상에 착륙한 후에는 "모든 것이 마법같았다.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일을 이뤘다"면서 "우주 시대의 여명기를 맞이한 것을 환영한다. 누구나 우주여행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투자였지만 브랜슨 회장은 이번에도 목표를 이뤘다. 음악 잡지 사업으로 시작된 그의 비즈니스 여정은 음반 판매점, 이동통신사, 항공사를 거쳐 70대에 우주여행으로 확대됐다.

그는 최초 민간 우주여행이라는 타이틀을 위해 이달 20일 우주 여행을 예고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보다 9일 앞서 서둘러 여행에 나섰고 결국 ‘최초의 우주 관광’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번 비행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주 관광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CNN방송 역시 "상업용 우주여행 시대가 개막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브랜슨 회장은 올해 내에 두 차례의 시험 비행을 거친 후 내년 초 완전한 상업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우주 여행 시대가 개막했지만 이는 억만장자들의 전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버진갤럭틱은 20만~25만달러에 우주 관광 티켓을 예약해 600명의 신청을 받았다. 예약자들이 낸 예약금만 8000만달러에 이른다.

베이조스 창업자가 이끄는 블루오리진의 경우 베이조스 창업자와 함께 우주로 향할 익명의 한 승객이 경매를 통해 2800만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을 이용하는 블루오리진 탑승 요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버진갤럭틱과 블루오리진이 향후 40만달러 이하의 비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우주의 맛만 보는 여행과 달리 본격적으로 우주를 경험하기 위한 비용은 천문학적이라고 소개했다. 내년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크루드래건’ 캡슐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향할 세 명이 지급한 비용은 5500만달러에 이른다.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우주여행을 희망하는 이들 덕에 우주 관광 산업의 매출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 투자은행 UBS는 지난해 2030년까지 우주여행 산업이 연간 4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브랜슨은 2명에게 무료로 우주여행 기회를 제공하고 브랜슨과 함께 VIP 탐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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