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방해에 TSMC·폭스콘, 대만정부 대신 화이자 백신 확보 (종합)

바이오엔테크·푸싱의약그룹 최대 1000만회분 판매
TSMC·폭스콘, 백신 구매 후 정부에 기부할 듯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중국의 방해 속에 대만 정부가 백신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만 최대 IT업체인 TSMC와 폭스콘이 정부를 대신해 직접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구매할 예정이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TSMC와 폭스콘이 대만 정부를 대신해 추진 중인 화이자 백신 확보 협상이 최종 타결을 앞두고 있다. 이들이 확보한 백신 물량은 최대 1000만회분에 이른다.

독일 제약사 바이오엔테크는 중국 제약사 푸싱의약그룹과 함께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TSMC와 폭스콘에 1000만회분의 화이자 백신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TSMC와 폭스콘은 이렇게 확보한 화이자 백신을 다시 대만 정부에 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성명에서 바이오엔테크 측은 "유럽에서 생산된 백신을 직접 대만에 공급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푸싱의약그룹도 "바이오엔테크와 협력해 이른 시일 내에 백신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회사는 구체적인 공급 날짜를 밝히지는 않았다.

TSMC와 폭스콘 대변인도 이 같은 협상과 관련해, 최종 서명만 남긴 상태라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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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만에서는 백신 물량 부족으로 접종률이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 9일 기준으로 대만 전체 인구 대비 1차 접종률은 13.79%에 그쳐 한국(약 30%)과 일본(약 28%)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이에 TSMC와 폭스콘의 백신 확보 협상이 최종 타결된다면 대만 정부도 백신 확보에 숨통이 트이게 될 전망이다.

앞서 대만 정부는 화이자 백신을 직접 구매하기 위해 올 초부터 바이오엔테크와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최종 타결에 이르지는 못했다.

대만 측은 협상이 좌초된 데에 중국 정부의 방해 공작이 있었다고 주장해 왔다. 또 중국 정부가 백신을 직접 대만에 기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대만 측은 이를 "호의를 가장한 위선적 행위"라고 반발하며 중국 당국의 백신을 기부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 정부는 협상 방해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중국 정부는 또 대만이 화이자 백신을 구매하려면 대만을 비롯해 홍콩과 마카오에 대한 화이자 백신 독점 공급권을 가진 푸싱의약그룹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며 대만의 독립적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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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푸싱의약그룹이 바이오엔테크와의 공동성명에서 "푸싱의약그룹은 대만 지역에 대한 화이자 백신 독점 공급권을 지닌다"라고 재차 강조한 것도 대만을 중국에 종속된 국가로 인식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한편, TSMC와 폭스콘의 백신 확보 협상이 타결된다면 대만 정부는 중국 정부로부터 백신을 직접 확보하지 않는다는 정치적 명분까지 얻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대만 측은 화이자 백신을 중국 본토를 거치지 않고 유럽 공장에서 직접 확보하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실제로 푸싱의약그룹에 따르면 TSMC와 폭스콘이 확보하게 될 화이자 백신은 유럽의 백신 생산 공장에서 출발해 중국 본토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만에 배송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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