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탄소중립과 원자력정책

지난 5월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는 대단히 의미있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220쪽에 달하는 ‘2050 탄소중립을 위한 글로벌 에너지 분야의 로드맵(일명 2050 탄소중립 보고서)’으로 2050년까지 온실 효과 가스의 배출량을 실질적 제로로 만들려면 에너지의 생산·이용·수송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안정적이고 저렴한 에너지 공급과 지속가능성장을 이루는 동시에 기후변화에 대응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한 세계 최초의 포괄적인 연구를 집대성했다. 이 보고서가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것은 금년 11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당사국총회(COP26)에서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으로 결실을 거뒀으나 실행은 미흡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이후 기후변화의 위험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탄력을 받게됐다. 미국은 물론, EU 등 주요국가들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우리나라에 여기에 동참하면서 탄소중립 실천방안은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번에 발표된 ’2050 탄소중립’보고서를 보면 화석연료, 전기, 산업, 교통, 주거 등 모든 분야에서 고통스러울 정도로 탄소저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선 석탄발전이나 유전 및 가스전 개발을 정지해야 하고, 청정에너지 개발을 위해 매년 5조 달러 이상 투자해야 한다고 예측한다. IEA는 탄소중립을 위해 5년마다 반드시 달성해야 할 로드맵을 정리했다. 2025년 화석연료를 쓰는 보일러의 판매 금지, 2035년 휘발유·디젤차 판매 중단, 2040년 모든 석탄발전소 폐쇄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2030년까지 대규모 청정에너지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2050년 총발전량은 현재의 2.5배로 예상하고 있는데 전력 생산의 90%는 재생에너지이며 나머지 10%는 원자력 발전이 담당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매년 20개(17GW~24GW)내외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탄소중립 보고서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중지하고 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며 청정에너지인 원자력발전도 필수불가한 에너지원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5월말 한미 정상은 공동성명에 통해 "양국이 원전사업 공동 참여를 포함해 해외 원전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가 미국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게 되면 수주경쟁력 제고와 양국의 원전 생태계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소식은 없고 원전 대체재로 LNG발전을 늘린다는 계획만 들려 온다. 이는 탄소중립 선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탄소중립을 위한 미국의 원자력발전에 대한 집념은 지난 5월 28일 프랑스와 공동성명에서도 잘 나타난다. 두 나라는 혁신적인 핵 에너지 기술, 소형 모듈형, 마이크로 및 기타 첨단 원자로 개발, 운송 및 탈탄산화를 위한 수소 생산 등에 공동노력키로 했다.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원전이 필요하다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탄소중립을 위해 탈원전 정책은 반드시 재검토돼야 할 것이다.

한무경 국민의힘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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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벤처부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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