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에 집에서도 쫓겨나”… 명품가방 훔쳐 현금만 빼고 버린 20대 실형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일자리를 잃고 집에서도 쫓겨나 노숙을 하던 중 절도를 한 2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피고인 측 국선변호인은 "아버지에게 내쫓기고 돈이 다 떨어져 해당 범행을 저질렀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누적된 절도 전력으로 실형을 피하지 못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유동균 판사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최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4월8일 새벽 1시쯤 서울 관악구의 PC방을 돌며 수백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들과 지갑 등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사흘이 지나 밤 10시경 관악구의 한 오락실에서 명품 지갑을 훔치다가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자정쯤 풀려난 지 채 2시간도 안돼 PC방 계산대에서 현금 14만원을 훔친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앞선 절도죄 등으로 징역 8개월의 형을 마치고 지난해 1월 출소해 누범기간(형 집행 종료·면제 후 3년) 중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그는 '가방 등 피해 물품은 어떻게 됐는지'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현금만 빼고 나머지는 다 버렸다"고 진술했다. 재생된 CCTV 영상엔 A씨가 잠시 한눈을 파는 피해자 옆에서 재물을 태연히 들고 나가거나, 현금을 빼낸 후 가방 등을 골목에 버리는 장면 등이 담겼다.

A씨 측은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다니던 공장이 (올해) 폐업해 실업한 상태에서 아버지로부터 내쫓겼다"며 "노숙 상태로 생활고를 겪게 됐지만, 돈을 마련할 방법이 없어 해당 범행을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도 아버지와 연락이 안돼 피해자들과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A씨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열심히 일하며 정직하게 살겠다. 피해자분들께도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이미 동종 범죄 전력이 5회인 점 등을 참작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수회의 동종 전과가 있고 이로 인한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단기간에 비슷한 범행을 반복, 피해 회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등 제반 양형조건을 아울러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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