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애리기자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확률형 아이템 문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넥슨의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이번엔 ‘계정 정지’ 논란에 휩싸였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일부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이 ‘계정 영구 정지 조치’를 당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영문도 모른채 계정을 사용할 수 없게 돼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지난 12일 넥슨코리아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민사조정까지 제기한 상태다.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은 넥슨의 ‘오인 제재’를 주장하고 있다. 넥슨은 ‘클라이언트 변조·서버해킹’을 이유로 들며 ‘계정 영구 정지’ 조치를 취했지만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또 이용자들이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지만, 넥슨 측은 "단속을 우회하는데 악용될 수 있어 안내가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답변만 반복했다.
대학생 이지훈(가명·28)씨는 "계정가치로 따지면 1000만원에 달하는 아이디를 영구 정지 당했다"면서 "넥슨에 40일 동안 문의하고, 억울한 상황을 호소했지만 결국 법적인 절차를 밟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민사조정을 신청한 이씨는 해결이 나지 않을 경우 소송까지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직장인 김명학(가명·30)씨도 이씨와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달 김씨는 영문을 모른채 메이플스토리 계정 영구 정지를 당했다. 김씨는 스스로 ‘오인’을 뒷받침할 근거를 찾아내고,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넥슨 본사를 직접 방문하는 각고의 노력 끝에 ‘15일 제재’로 완화됐다. 김씨는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어떤 이유로 계정이 정지됐는 지 알 수 없어 물증을 제시할 수도 없다"면서 "무고하게 정지해 놓고 해제하려면 이유를 이용자에게 증명하게 하는 것은 게임사의 갑질"이라고 토로했다.
사진=이용자 제보
이용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이씨와 김씨 같이 비슷한 피해를 입은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3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 넥슨 측으로부터 계정 정지에 대한 상세한 이유를 듣지 못해 소명 기회도 없이 계정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계정을 정지당하면서 수백, 수천만원을 투자한 게임 아이템도 고스란히 날려야 하는 처지다.
넥슨 관계자는 이와 관련 "게임 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이용 약관에 의거해 모니터링과 게임 기록을 토대로 비정상적인 게임 이용에 대해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오인 제재로 문의가 오는 계정에 대해서도 재확인 작업을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넥슨의 게임 운영 정책으로 인해 이용자들과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넥슨은 지난 5일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까지 사과에 나서는 등 진통을 겪었다. 메이플스토리 내 ‘환생의 불꽃’ 등 일부 아이템이 애초에 동일한 확률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확률 조작 의혹을 불러왔다. 이밖에도 넥슨은 애초에 당첨 확률이 0%인 옵션에 대해서 사전에 고지하지 않으면서 이용자들은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