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마케팅 실력은 애플에 못 미쳤지만 몇몇 기술은 압도적이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한 획을 그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해외 소비자들도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개발자 커뮤니티 XDA디벨로퍼의 미샬 라흐만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의 손실은 업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LG의 노력이 아주 성공적일지는 않더라도 LG의 스마트폰은 다른 업체들이 제공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채워줬던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술력 부문에 높은 점수를 줬다. 'LG V40'에 대해서는 '메인·광각·망원 렌즈로 구성된 트리플 카메라 구성을 갖췄던 최초의 스마트폰이었다'는 평가도 함께 제시했다.
비(非)전문가인 일반 소비자 집단 반응도 뜨겁다. 트위터리안 A씨는 트위터에서 "LG 제품 중 일부는 매우 좋고 혁신적이지만 애플처럼 마케팅에 능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B씨는 "LG가 가장 실패한 것은 시장을 읽는 능력"이라며 "중저가 모델은 엉터리 수준이고 플래그십 모델은 다른 문제가 있거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C씨는 "경쟁자를 잃는 것이 해당 업계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LG전자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중 핵심 연구개발(R&D) 인력만 제외하고 생산부문만 매각하는 방식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현재 중국, 브라질, 베트남 등 해외에 현지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MC사업본부에 보낸 공식 이메일을 통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며 사실상 철수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간 LG전자는 부진한 실적으로 인한 스마트폰 사업부 철수설을 전면 부인해왔지만 결정의 순간이 다가왔음을 시사한 셈이다.
매각이 된다면 매물 인수 후보로는 베트남 빈스마트, 미국 페이스북, 구글, 독일 폭스바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수차례 반복돼 온 철수설 속 반복돼 언급돼 온 기업들이지만, 페이스북의 경우 최근 인수후보 리스트에 새롭게 이름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Display Supply Chain Consultants) 소속 애널리스트 로스 영은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입찰자는 베트남 빈 그룹의 스마트폰 회사 빈스마트"라며 "폭스바겐 역시 전장사업 관련 잠재적 시너지를 고려할 때 순위가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향후 스마트폰 제품 라인업이 불투명해졌다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애플 관련 뉴스를 전하는 맥루머는 "LG가 CES에서 세계 최초의 롤러블 스마트폰 중 하나를 공개했으나, 이 기기의 운명은 다른 LG 스마트폰인 'LG 벨벳'이나 'LG 윙'과 마찬가지로 매우 불확실하게 됐다"고 짚었다. IT 전문지 더 버지 역시 "LG는 새 롤러블 디바이스(롤러블폰)은 사실이며 연내 론칭하겠다고 밝혔지만 스마트폰 사업계획 자체를 재고하면서 이 역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마지막 LG폰이 될 수도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