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전지' 화재의 비밀 풀었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걸림돌
전해질-전극 계면저항 분석 플랫폼 구축
양극 소재 자체 개선 통해 성능·출력 높이는 소재 설계 발판

에피텍셜하게 성장한 LiNi0.5Mn1.5O4(LNMO) 양극 노출결정면 모식도 및 사진, (100), (110), (111) 면으로 노출결정면을 제어함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전지를 대체할 전고체 전지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법을 내놨다. 전고체전지는 고체 전해질과 양극 사이에 계면 저항이 증가해 화재가 날 수 있어 상용화가 지연됐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낸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에너지소재연구단 소속 박상백 박사의 연구팀과 신현정 성균관대학교 교수의 연구팀은 소재의 결정구조부터 파악해 양극 간 계면 저항을 줄이는 방법을 찾았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인 나노에너지에 최근 실렸다.

에피텍셜 성장한LiNi0.5Mn1.5O4(LNMO) 박막 기반 전고체전지 모식도와 사진

고체 전극-고체 전해질의 계면을 갖는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제한적인 전하이동과 함께 원자 배열이 흐트러지는 현상이 발생해 저항과 열화를 일으킨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체 전해질과 양극이 만나는 계면에 소재 결정구조를 확인했다.

기판의 결정이 형성돼 있는 방향을 따라 박막을 성장시키는 반도체 제조 기술(에피택셜 박막 기술)을 이용해 입자의 노출된 결정 표면(노출결정면)이 다른 여러 조건의 양극 박막을 확보했다. 이어 입자크기, 접촉면적 등을 배제하고 노출결정면이 고체전해질과 양극 소재 계면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이 결과, 원자 내 결정 표면이 빽빽하게 구성된 경우 양극 소재 내에 있어야 하는 전이 금속이 전해질로 새어 나가는 현상이 억제돼 전고체 전지의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결정들의 경계면이 전자의 이동 방향과 평행하게 배열된 경우 결정을 따라 이동하는 이온과 전자가 이동에 방해를 받지 않아 저항이 줄고 출력은 높아지는 특성도 알아냈다.

노출결정면(100, 110, 111)에 따른 배터리 성능의 변화, 시간이 흐를수록 111이 성능이 우수함을 알 수 있음

박상백 박사는 "결정 표면의 밀집도를 높이고, 결정들의 경계면의 방향을 조절하면 양극 소재 자체 개선으로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전고체 전지 성능 저하의 메커니즘을 규명한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고체전해질과 양극 고체 계면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고 높은 이온-전하 교환 특성을 제공하는 전고체 전지 소재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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