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됐던 배당주, 다시 뜬다

연말 배당시즌 앞두고 관심 높아져
코스피 고배당 50지수 3.97% 상승
美 대선 등 증시변동성 확대도 긍정적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성장주들의 강세 속에 소외됐던 배당주들이 연말 배당시즌이 다가오면서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하반기 기업들의 실적이 점차 회복되고 있어 배당주에 대한 관심은 연말로 갈수록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고배당 50지수는 이달 들어 전일까지 3.97% 상승했다. 같은 기간 0.81% 오르는 데 그친 코스피를 상회했다.

고배당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도 강세다. 이달 들어 ARIRANG 고배당주는 5.12%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KOSEF 고배당은 5.11%, 파워 고배당저변동성 4.69%, TIGER 코스피고배당 4.61%, KODEX 고배당 3.31%, KBSTAR 고배당 3.07% 등 대부분 고배당 ETF들이 코스피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배당주들은 올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성장주가 주목을 받았고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코스피가 연초 대비 8.29% 오른 반면 코스피 고배당 50지수는 9.38% 하락했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배당주의 비율이 높은 업종들인 금융, 에너지, 소재, 유틸리티 등이 대체로 경기민감 가치주 성향을 띠고 있는데 상반기 코로나19로 이들 업종에 대한 실적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올해 배당주가 코스피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한 저금리 환경이 가치주 대비 성장주의 투자 매력을 부각시켜준 점도 주가 하락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연말 배당시즌이 다가오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부쩍 커졌다. 김 연구원은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와 함께 연말 배당시즌을 앞두고 배당주의 높은 배당 수익률이 부각될 수 있다"면서 "최근 가치주 중심으로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이 이뤄지면서 성장주와의 실적 격차가 축소되고 있어 가치 성향이 강한 배당주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선 등으로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된 점도 배당주에 긍정적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중 금리와의 차이가 역대 최고치에 달한 상황은 배당주에 대한 유인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특히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세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 불확실성이 높아진 현 상황은 그동안 변동성이 높은 구간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온 배당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주 투자에 있어서는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김 연구원은 "상반기 배당주의 실적 악화가 배당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기 때문에 올해 안정적인 순이익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예상 배당 수익률이 3% 이상이면서 올해 전년 대비 순이익 증가율이 10% 이상일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들에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최근 1개월 순이익 컨센서스가 상승한 종목들은 어닝시즌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은 관련 종목으로 금호산업, 메리츠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롯데푸드, 미래에셋생명, 롯데하이마트, 미래에셋대우 등을 꼽았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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